7월과 8월을 끼고 한국을 방문했다. 양가 부모님의 환대와 섬김, 지인들과의 정겨운 만남 가운데 10일 남짓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 사이에도 남편의 휴대전화는 수없이 울렸고, 그 와중에 우린 중국에서 걸려 온 방동(집주인)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방동이야 우리가 한국에 간 줄 모르고 한 전화였으리라. 이사 가야 한다는 전화였다. 우리 가족은...
[일:] 2013년 11월 05일
“엄마는 양쪽 어깨에 쏘시지를 달고 다니네!” “아! 깜짝 놀랐네. 거울에 비친 다리가 내 다리인 줄 알고….” 너무 더운 날씨 탓에 민소매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 차림의 나를 딸아이가 놀려대며 하는 말이다. 작은아이도 옆에서 한마디 거든다. “엄마는 왜 자꾸 살이 찌는 거야?”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이게 다 너희들 키우느라 생긴...
정말 끝나지 않을 듯한 맹렬한 더위였다. 어느 지인은 올 여름 상하이 더위에 육수를 원 없이 뽑았다는 표현까지 하셨다. 그러던 여름도 가을 앞에는 맥을 못춘다. 온 대기에 에어컨을 켠 듯한 시원함이 낯설 정도로 2013년 여름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다. 여기저기서 오랜 더위에, 에어컨에 지친 몸이 미처 가을의 공기에 적응 못하고 감기를...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것이다. 그것이 사랑하는 가족과 죽음의 이별일 때는 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까지 동반하고 시간이 흘러도 메울 수 없는 허전함과 그리움을 가져다 준다. 이 땅에서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보고 대화할 수 없고 웃을 수 없다는 현실이 맘 아프고 괴로움으로 다가온다....
“상하이저널이죠?” 자신 있게 또박또박하는 말투에 누군가의 소개로 전화를 한줄 알았다고 나중에 얘기를 들었다. 배달을 부탁하는 슈퍼마켓, 아이 유치원, 옆집 엄마, 푸다오 라오스, 남편의 전화번호가 아닌, 중국생활 6년 만에 내 의지로 누른 낯선 전화번호 뒤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이국땅에서 잠시 여행을 다니는 것과 생활하며 사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였다. 홍콩영화를...
8월말에 시작된 나 자신과의 전쟁! “TV 드라마를 끊어 보자” 방학 때, 아니, 틈만 있으면, 아니, 아침에 일어나면, 아니, 학교에 갔다 오면, 엄마한테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기가 무섭게 바로 TV를 켜는 아이를 쳐다보면서, 아이만을 탓하고 나무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TV가 언제부턴가 우리가족의 한 일원이 되어 눈 앞에서 늘 같이하게 되었다. 3살...
우리 집엔 매해 가을이 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중국에 살기 때문에 맞게 된 손님인지도 모른다. 집에 머무르는 기간은 한 달 남짓이다. 한 달이나 머무는 손님이니 남이 보기엔 민폐라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손님이 오고 가는 동안 우리 집엔 1년에 한 번 울려 퍼지는 이 손님의 소리로 정겹다. 한국에서는...
아, 제 발 그만. 이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잘 참았다. 이번에 새로 온 저 점박이 개. 도대체 몇 마리인 건지. 사는 동네 아파트 단지가 커서 그런지 어느 날 부터 떠돌이 개가 한 두 마리씩 보이기 시작했다. 유독, 내가 사는 동 앞에만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지라 아이들은 오고가다 개를 보면...
아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최근에 학교를 옮겼는데 옮겨 간 학교에서 만난 한국 아이가 자꾸 아들을 괴롭힌다는 내용이다. 국경절 연휴가 끝나면 화장실에서 보자 했단다. 그래 3학년인 아들이 학교 가기 싫다 했단다. 뭐 학교 불문, 국적 불문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아닐까 하실 분도 있으시리라. 다행히 초등 3학년이니 여러...
나이가 들어가는 증상인가? 오래 전 TV나 각종 매체에서 어머니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자녀를 위해 또는 남편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들을 보아왔지만 언제부터 인지 나 역시 같은 모습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많은 종교가 있고 그 가운데 간절함은 누구에게나 같지않을까? 기도에 대해 우리의 삶과 연관해 생각할 때면 난 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