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여기 ㅇㅇ마트인데요, 주문하신 배추 도착했으니 찾아가세요.” 늦은 점심을 먹고 나른해진 오후에 걸려온 전화 한통으로 마음이 바빠진다.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려고, 동네 시장을 돌아다녀보아도 짙푸른 겉잎에 노란 속살을 가진 한국식 배추를 찾기가 쉽지 않아, 조금 비싸도 한국 마트에 배추를 주문해놓은 참이었다. 게다가 푸동에 살고 있으니 배달도 되지 않고,...
독자이야기
역(易)에 역마살(驛馬殺)이란 게 있다. 역마란 옛날 이조시대 등 정보통신, 교통 등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 예를 들면 서울 부산간의 중요정보보고 또는 국가 시급사항 발생시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던 말(馬)을 모아 관리하던 역과 말들을 말하며, 易에서 이를 빌려온 것으로 한 장소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의미 즉 유동성(流動性)을 말한다. 조금은 역설적일 수도 있지만...
추워 웅크리고 다니다가, 우연히 ‘이제~, 올해도 얼마 안 남았죠?’라는 말을 듣거나 내 입 속에 맴돌 때면 그리운 친구들, 부모님에 대한 보고픔에, 가슴에 왠지모를 차가운 바람이 휭하니 스며드는 듯하다. 이곳에서 지내는 세월의 양만큼이나, 그네들과의 추억의 시간이 자꾸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만 나날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뿌리내리고...
나이 탓 인지 아니면 요즘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연말 연시의 감동이나 기대 들이 줄어드는 건 나만의 문제문제 아닌 것 같다. 가뜩이나 추 운 날씨에 각종 매스컴에서 떠들어대고 있는 ‘불경기’란 단어와 서로 자기의 주장을 앞세우며 싸움질하는 모습이 더욱 움츠러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건 아니다’ ‘바꿔야 한다’ ‘잘못됐다’하면서도 내 탓은 아무도...
해마다 설이 다가오면 ‘올해는 아무것도 사가지 말아야지’하면서도 귀국할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면, 주변의 아는 이들을 따라 이곳 저곳을 다니게 되고, 그러다가, ‘그래도 사 가는게 낫겠지, 맘 편하겠지’하는 생각에 하나 둘씩 사게 된다. 이렇게 해서 장만하게 된 물건들이, 짐을 챙기다 보면 제법 된다. 최근 경기의 침체 속에서, 지갑에서 선뜻 돈 꺼내...
입춘도 지나고, 보름도 코앞인, 길고도 긴 겨울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요즘이다. 계절이 바뀐다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어지지는 않겠지만, 맘속으로나마 하루빨리 이 모질고 고통스런 시기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어제 밤에는 많은 경제 전문가들과 논쟁을 펼쳤다. 지금 이 시대의 화두로는 단연 경제 살리기 아닌가(?) 그러니, 꿈속에서조차 경제 전문가들과 입씨름을 하게 되나 보다. 미국과...
9학년이 되도록 한번도 혼자서는 집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작은 아들 녀석이 생전 처음 가족과 떨어져 여행을 떠났다. 학교에서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터키에 있는 자매학교에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처음 여행공지를 받고는 대단한(?) 본인의 성적탓에 “엄마! 나 가고 싶어요!”를 외치지 못하는 아이에게 슬쩍 의사를 물어보니 미안한듯 고개를...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히는 것이 싫어졌다. 멀리서 찍으면 여기저기 붙어있는 군살이 부담스럽고, 가까이서 찍으면 얼굴의 지저분한 잡티나 주름이 신경쓰여, 사진에 찍히기 보다는 사진을 찍는걸 즐기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름이나 잡티가 자연스러운것인데도, 그걸 감추려 하다보니 가끔씩 찍는 사진속 웃는얼굴도 너무 어색하기만 하다. 거울을 보며 아쉬워하고 있으면, 옆에서 내 이야기를 듣던 남편이...
지난 설날 친정에 들렀을 때, 아버지로부터 엄마가 요즘 부쩍 삶의 의욕이 없으시다는 얘기를 듣고는 여기 상해에라도 모셔와서 기분전환이라도 시켜드릴까 싶어 여권을 챙겨봤더니 이미 갱신기간이 지나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혼자서는 시청에 조차 가기 힘들어 하시길래 점심 먹으러 밖에 나온 김에 바로 시청으로 향했다. 여권에 쓸 사진이 필요해서 우린 시청...
하염없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안타까움을 나타내 듯 하늘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 붓고 있다. 상해에 계신 교민 여러분 모두 안녕하시죠? 때가 때인 만큼 지면이라도 통해 안부를 여쭤야 할 것 같다. 요즘 환율로 모두가 정신을 못 차리는 형국이 되다 보니, 만나는 일도 뜸하게 되고, 전화 주고 받는 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