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방미외교시에 원전확대를 강조한 것을 두고 한국 국내에서는
원전이 대세다 원전을 없애야 한다 의론이 분분하다. 그러나 원전이 대세라는
것은 이제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해 한국의 에너지 수입규모는 1,228억 달러로서, 화석에너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수입액은 한국의 3대 수출주력 상품인 반도체(515억 달러), 화공품(475억 달러), 선박(471억 달러)을 합한 수출액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최근 5년간 한국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는 97% 수준이어서 국제유가가 급변하는 경우 최대의 피해자 중 하나로 한국이 거론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 세계는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경쟁 체제로 진입했으며, 한국에서는 국가경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최우선 해결과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2005년 발효된 기후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교토의정서를 준수해 환경문제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태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에너지확보는 물론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체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화석연료를 대체해 태양광, 풍력, 지열, 해양에너지와 같은 무공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며,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같은 청정에너지가 미래 에너지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생산 단가가 원자력의 5~6배 수준으로 매우 높고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의 확보가 미진해 기간산업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제약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는 EU에서도 10년 내지 20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원자력이 담당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 인식에 따라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원자력은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생산의 5%, 전력 생산의 16%를 담당하며, 매년 30억톤의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80억톤이므로 원자력의 기여도가 10%를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일차에너지 소비 총량은 240만5,000TOE(원유 1톤을 연소시킬 때 나오는 에너지량)이고, 이 가운데 82.5%가 화석연료이며, 원자력은 14.9%, 수력, 신재생 및 기타 에너지원은 2.5%에 불과하다. EU의 경우엔 2004년 기준으로 원자력이 28.9%, 재생에너지가 12.4%이며, 나머지인 58.7%를 석탄, 석유,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화석연료 비중 축소가 보다 시급한 상황이며, 신재생에너지의 증가분이 이를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으므로 원자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자력 지속의 전제 조건으로서 안전성을 제고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9.0 강도의 지진과 14m 이상의 해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사고였으나 상상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비책의 마련과 준비가 필요함을 알려줬다. 예비된 4중, 5중의 중복 안전장치에 모두 문제가 생겼을 경우의 대비책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완전 피동형 원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 피동형은 비상시 원전이 저절로 정지해 어떠한 경우에도 원전 외부로 방사능 물질이 다량 유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고대응체제의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국가 역량이 총동원된 비상대응체제를 갖추지 못했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우리나라의 경우엔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원자력 사고에 대비한 국가 컨트롤 타워를 보완하고 평소에 대비 태세를 공고히 하여야 한다. 금년 10월에 발족 예정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잘 구성하고 운영해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의 안전성을 한층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완전에 가깝게 찾아내 대비함으로써 원전 안전도는 높아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완전피동형을 적용한 원전을 개발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킴으로써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안전성 향상 조치들을 전제할 때, 화석 연료의 남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을 선택하는 것만이 현시점에서의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