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국제사회가 북한의 취약계층에 지원한 식량의 80~90% 정도가 공출을 거쳐 군인·간부·특권층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모니터링 요원들 앞에서는 식량을 배급하는 상황을 연출했다가 일정 시점이 지난 뒤 다시 거둬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용 식량이 전용된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연말의 수해 지원을 꼽았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수재민들에게 전달한 식량이 지난 4월 완공된 희천발전소 건설 군인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식량을 배급했다가 조사원이 다녀간 뒤 다시 걷어 갔다는 증언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이 같은 정황은 탈북자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북한 군 출신의 탈북자는 “민간인 복장을 하고, 민간 차량으로 위장한 군용 트럭을 이용해 지원 식량을 군부대로 운송하는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당 간부 출신의 탈북자는 “지원 식량은 대부분 군대나 돌격대로 들어갔으며 장마당에서도 수시로 거래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국제기구가 지원한 의약품도 주민들보다는 군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병원의 고위 간부들이 중간에서 착복하는 사례도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리 출신의 탈북자는 “의약품은 최우선적으로 국가안전보위부와 군대에 배분되고, 부피가 작은 고가 의약품 대부분은 간부들이 중간에 착복해 장마당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취약계층용으로 지원된 식량의 대부분을 군부대에 배급한 뒤 국제기구가 확인을 요청하자 허위 확인증을 제출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밖에 수해 지원용 라면 300만 개가 전량 평양으로 보내져 외화벌이 목적으로 운영되는 외국인 전용호텔·고급식당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