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가 상하이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에 중국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16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이곳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지상 2층, 총 면적 1400㎡를 넘는다.
같은 그룹 산하의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토어(Musinsa Store) 역시 오는 12월 19일 상하이 안푸루(安福路)에 문을 연다. 무신사 중국법인의 김대현 CEO는 개점 당일 계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두 번째 무신사 스토어는 이미 난징동루(南京东路)에 입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리테일 기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출발해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2024년 기준,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한국 내 3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무신사 스토어는 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무신사 스토어에는 1만 개가 넘는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연간 거래액은 약 240억 위안(약 5조 300억 원)에 달한다.
여러 차례 투자 유치를 거친 무신사 그룹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무신사는 2026년 상반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김대현 CEO는 “IPO는 무신사의 글로벌 확장의 한 단면”이라며 “중국은 무신사의 글로벌 스토리에서 핵심 시장이고, 조달 자금의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성장은 무신사 그룹의 IPO 가치와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장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김 대표는 중국 매출이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목표 비중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향후 5년간 중국의 1·2선 도시는 물론 일부 3선 도시까지 포함해 10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하고, 2030년까지 중국 시장 매출 1조 원(약 47억 8000만 위안)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신사에 앞서 락피쉬(Rockfish), 에미스(emis), 아더에러(ADER ERROR) 등 다수의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1년 사이 상하이 핵심 상권에 잇따라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는 중국내 오프라인 리테일 환경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팬데믹 이후 라이브커머스 확산과 소비 위축으로 오프라인 유통이 침체되면서, 다수 패션 브랜드가 출점 계획을 축소했다. 그 결과 핵심 상권의 임대료가 하락하고, 우량 점포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 한보상업(汉博商业) 상하이법인의 두빈(杜斌) 회장은 “지금은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에 확실히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100개 매장 출점은 쉬운 목표가 아니다. 스페인 패스트패션 그룹 인디텍스(Inditex)조차 2025년 1월 기준 중국 내 매장이 134개(이 중 자라 73개)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무신사가 안타스포츠(ANTA)와 손을 잡은 것은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무신사와 안타스포츠는 6:4 지분 구조로 합작법인 ‘무신사(상하이)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운영은 무신사가 주도한다. 톈옌차(APP)에 따르면 해당 합작사는 2025년 4월 설립됐고, 등록 자본금은 8억 위안에 달한다.
김 대표는 “중국 내 소매 운영의 대부분은 무신사가 독자적으로 수행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안타스포츠가 전략 수립, 재무, 물류 등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역에 1만 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안타스포츠는 물류, 공급망, 리테일 운영에서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무신사는 브랜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안타의 노하우와 자원을 활용해 중국 시장을 보다 빠르게 개척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 개점에 앞서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는 이미 티몰(天猫)에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솽스이(11·11)’ 프로모션에도 참여했다. 무신사 중국 측은 이를 통해 “온라인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소비자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또한 무신사는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과 해외에서 운영 중인 ‘소셜+커머스’ 통합 앱을 중국에서는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대신 샤오홍슈, 더우인 등 중국 로컬 SNS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중국 시장에서 ‘투 트랙 전략’을 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글로벌 대중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무신사 스토어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편집숍으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