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 공동 창업자이자 부회장인 린빈(林斌)이 향후 최대 20억 달러(약 2조 867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투자 펀드 설립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29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28일 샤오미그룹은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린빈이 2026년 12월부터 매년 최대 5억 달러 상당의 B종 보통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 한도는 최대 20억 달러다.
매각 목적에 대해 투자 펀드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명시했다. 린빈은 샤오미의 사업 전망에 여전히 강한 신뢰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샤오미에 헌신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샤오미가 공개한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린빈은 Apex Star LLC를 통해 샤오미 보통주 21억 55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지분의 8.31%에 해당한다. 창업자인 레이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시장에서는 흔히 ‘샤오미의 2인자’로 불린다. 12월 26일 종가 주당 39.22홍콩달러 기준 그의 지분 가치는 약 845억 홍콩달러(약 15조 5809억 원)로 추산된다.
린빈의 지분 매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이미 과거 여러 차례 지분을 매각해 총 85억 홍콩달러가 넘는 현금을 회수한 바 있다. 2019년 8월에는 4131만3400주를 연속 매각해 약 3억7000만 홍콩달러를 확보했으며, 당시 샤오미는 린빈으로부터 365일간 추가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후 2020년 9월에는 대량매매 방식으로 3억5000만 주를 매각해 약 79억9700만 홍콩달러를 현금화했고, 이때 린빈은 향후 5년간 잔여 지분을 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24년 6월, 사흘 연속 총 1000만 주를 매각해 약 1억7900만 홍콩달러를 확보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약속 위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샤오미 측은 해당 자금이 공익 목적에 사용됐다고 설명했으며, 린빈 역시 중산대학교에 1억 위안을 기부하고 나머지 자금도 공익 사업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린빈은 1968년생으로, 1990년 중산대학교 무선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했다. 1992년 드렉셀대학교에서 이과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1995년부터 2006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지냈고, 윈도우 비스타와 IE8 개발에 참여해 최고 공헌상인 골드 스타를 수상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당시 구글 차이나 사장인 리카이푸(李开复)의 스카우트로 구글에 합류해 중국 엔지니어링 연구원 부원장과 글로벌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맡았다. 이 시기 구글 차이나의 모바일 검색과 안드로이드 현지화 팀 구축 및 연구개발을 이끌었다.
2010년 린빈은 레이쥔과 함께 샤오미를 공동 창업했으며, 2019년까지 총재를 지낸 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창업 초기에는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공급망 전략 협력과 제품 운영, 판매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샤오미의 성장 과정에 핵심적인 기여한 바 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