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고급차 브랜드 포르쉐가 중국 내 딜러 네트워크를 대폭 축소한다. 올해 중국 내 공식 딜러 수를 약 3분의 1 줄여 80곳 수준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26일 중국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포르쉐 중국 CEO 판리츠(潘励驰)는 “포르쉐는 재무적으로 자립한 회사로, 모든 비용을 가장 필요한 곳에 쓰고 있다”며 “내부적인 비용 절감 기조는 계속 유지하되, 절감한 자금은 시장 투자와 미래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상하이 연구개발(R&D) 센터를 핵심 투자 거점으로 꼽았다.
포르쉐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재조정과 재정렬’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딜러망을 최적화하고, 중국 시장 전용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판 CEO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단순한 판매량으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르쉐의 중국 내 딜러 수는 2025년 150곳에서 114곳으로 줄었고, 2026년에는 80곳까지 축소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불과 2년 만에 약 70곳이 사라지는 셈이다.
제품 전략에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포르쉐는 2030년 이전에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신차 2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B세그먼트와 D세그먼트 SUV에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할 예정이며, 중국 내 현지 생산(국산화)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딜러 축소 흐름은 실제 현장에서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2025년 말, ‘정저우중원(郑州中原) 포르쉐 센터 폐점 논란’이 불거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던 동안홀딩그룹(东安控股集团)은 경기 둔화, 소비 위축, 자동차 업계 가격 경쟁 심화로 경영이 악화됐다며, 2025년 12월 26일부로 정저우 중원 포르쉐, 구이양멍관(贵阳孟关) 포르쉐, 정저우동진(郑州东锦) 폭스바겐 매장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직원들은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으며, 휴직 기간 동안 급여는 지역 최저생활비 기준으로 지급된다고 밝혔다.
이후 이달 5일, 포르쉐 중국은 차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저우 중원 포르쉐 센터가 2025년 12월 31일부로 공식 딜러 자격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매장은 포르쉐 공식 딜러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딜러망 축소의 배경에는 중국 내 판매 급감이 자리한다. 포르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인도량은 27만9449대로 전년(31만718대) 대비 10%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 판매는 4만1938대로 전년 대비 26% 급감했다.
이는 포르쉐의 중국 판매가 4년 연속 감소한 결과다. 2022년에는 9만3300대(전년 대비 –2.5%, 20년 만의 첫 감소), 2023년에는 7만9300대(–15%), 2024년에는 5만6900대(–28%), 2025년에는 4만1938대(–26%)를 기록했다.
판 CEO는 중국 매출 하락에 대해 “2025년은 전체 럭셔리카 시장에 매우 도전적인 해였다”며 “순수 수입 초호화 브랜드인 포르쉐가 받는 압박은 더욱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판매 조정은 ‘양보다 질’이라는 핵심 전략을 지키기 위한 의도된 선택이자 예측된 결과”라며 “건강한 수급 구조와 안정적인 브랜드 가치 유지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포르쉐의 이번 행보를 두고, 중국 시장에서의 무리한 확장 대신 체질 개선을 택한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고급 수입차 브랜드 전반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의 단면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