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춘절 연휴에 휴대폰 기업들이 대대적인 할인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시기가 휴대폰 구매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꼽혔다. 그러나 2026년 춘절 연휴에는 이전과 다른 기류가 포착되었다. 일부는 과감하게 할인하고 나머지는 국가 보조금에 의지한 채 ‘버티기’에 돌입했다.
24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의 가격 전쟁은 화웨이, 애플, 삼성과 나머지 샤오미, vivo, oppo 등으로 나뉘었다. 화웨이 매장에서는 대대적인 연휴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정가 14000위안에 해당하는 폴더블폰은 브랜드에서 2000위안, 지방 보조금 500위안 등 여러 혜택을 합산할 경우 최종적으로 2700위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보다 구형 모델의 경우에는 최대 4000위안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애플과 삼성도 적극적인 할인에 동참했다. 애플의 경우 2025년 10월 출시된 아이폰 에어를 중심으로 최대 2500~2900위안까지 할인했고 삼성도 S25 엣지 등 일부 모델에 대해 보조금 포함 2500위안까지 할인했다.
위 기업을 제외하고는 샤오미, VIVO, OPPO, 롱야오 등 브랜드들은 가격 할인에 동참할 수 없었다. 일부 샤오미 제품에 대해서는 1월 말에 100위안~300위안까지 소폭의 할인 혜택을 선보였지만 정작 2월에는 가격 할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비교적 고가에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는 화웨이, 애플, 삼성과 달리 가성비 브랜드인 나머지 기종의 경우 할인 가능한 폭이 좁기 때문이다.
또한 2025년 이후 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삼성, SK하이닉스 등 원제조사가 수익성이 높은 HBM으로 생산을 전환했다. 그 여파로 소비자용 DRAM과 NAND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했다. Counterpoint Research는 2026년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0~50% 상승, 2분기에도 20%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UBS는 저가 스마트폰에서 메모리 비용이 BOM(자재 명세서)의 40~4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것이 바로 삼성이나 화웨이가 과감히 가격을 내릴 수 있었던 반면, 샤오미 등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진짜 이유인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이미 제조사들의 실제 행보에 드러나고 있다. 1월 중순 다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OPPO, VIVO, 촨인(传音) 등은 2026년 완제품 주문 물량을 일제히 10~20%가량 줄였다. 주로 중저가 모델과 해외 판매 제품이었고 일부 업체는 제품 사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추고 있다. 일부 모델에 이전 세대 칩셋이나 카메라 모듈을 그대로 적용해 전체 원가를 통제하는 식이다.
따라서 올해 춘절에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을 누가 더 많이 팔았는가가 아니라 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었다는 것이다. 자원을 앞세워 버틸 수 있는 상위권, 제한된 시간 안에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추격자들이 서 있다. 진짜 스마트폰 업계의 ‘퇴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