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내용을 인용해,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되어 오던 미국 드라마 4편이 중국 정부와의 마찰로 방송이 금지되었다고 28일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향후 인터넷 동영상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조짐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방송이 금지된 미국 드라마는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生活大爆炸)”, “굿 와이프(The Good Wife, 傲骨贤妻)”, “NCIS(海军罪案调查处)”, “더 프랙티스(The Practice, 律师本色)”의 4 편이다.
이들 드라마는 소후(搜狐), 요쿠투더우(优酷土豆), 텅쉰(Tencent)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송되면서 중국에서 거대 팬층을 양상해왔다. 이들 사이트는 미국 드라마의 판권을 사들여 인터넷 상에서 무료 상영하며,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
정부 동영상사이트 관리감독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부 조치는 검열제도가 엄격한 극장이나 TV에 비해 그동안 관리가 허술했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인터넷 동영상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에 착수했으나,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가 너무 방대하다 보니, 막대한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그래서 작업이 지연돼 왔다”고 밝혔다.
3월 중국정부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며, 동영상 사이트의 콘텐츠 심사를 강화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방송 전 모든 콘텐츠에 대한 사전심사를 거치도록 요구했다. 또한 1월에는 최근 유행하는 고부가가치 단편 영화는 반드시 보급자의 실명을 명시하도록 했다.
최근 중국정부는 인터넷상의 음란물 검열을 과거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25일에는 대표 포털사이트 시나닷컴(Sina Co, 新浪公司)에 실린 20건의 글과 4편의 비디오가 외설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확인하고, 온라인 출판 허가증과 인터넷 프로그램방송 허가증을 박탈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의 인터넷 규제가 다시 한번 강화되고 있다. 올 2월 중국은 시진핑을 비롯한 당 고위층의 집도하에 중앙네트워크 안전 및 정보화 지도팀을 구축했다.
이에 대해 중국 소셜미디어 및 미국 드라마 금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빅뱅이론’에는 노출장면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완전히 서구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 지도층은 이 같은 드라마가 전달하는 문화가 중국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빅뱅이론’은 중국 소호(Sohu)에서 13억 뷰를 기록하며, 미국드라마 중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종전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바이두(Baidu)와 아이치이(iQiyi)에서 20억뷰를 돌파하며, 중국 전역을 휩쓸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의 방송금지에 대해 불만과 실망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