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연세대학교에서 수백 명의 학생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중국 제일재경(第一财经), 지무신문(极目新闻)을 비롯한 대표적인 공영방송 CCTV까지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중국 CCTV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자연어처리(NLP)와 ChatGPT 관련 수업을 담당한 한 교수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해당 수업은 수강생이 약 600명에 달해 교수는 온라인으로 수업과 중간고사를 진행했다. 시험은 지난 10월 15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학생들은 ‘녹화 시험’ 방식으로 얼굴과 손이 보이도록 전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카메라 각도를 교묘하게 조정하거나,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우는 방식으로 감독을 피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교수는 학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하면 중간고사 점수는 0점 처리하되 추가 징계는 없다”는 공지를 냈다.
사태가 불거진 후, 연세대 커뮤니티 앱에서 설문이 진행됐고, 응답자 353명 중 190명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답변해 논란을 키웠다. 일부 학생들은 “우리 대부분이 시험에서 ChatGPT를 썼다”고 밝혔으며, 지난 학기 동일 과목을 수강했던 한 학생도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AI로 정답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는 ChatGPT 등 생성형 AI가 대학가에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나 제재 기준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고 중국 언론은 지적했다.
2024년 한국직업교육훈련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4년제 및 6년제 대학생 726명 중 91.7%가 과제나 연구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한국 내 131개 대학 중 71.1%는 생성형 AI에 대한 공식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온라인 댓글도 활발하다. “AI로 만든 시험을 AI로 푸는 건 시대의 흐름 아니냐”, “AI는 인간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도구가 되어야지, 단순한 ‘치트키’가 되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한 중국 누리꾼은 “AI가 사람의 뇌를 ‘정답 저장소’로 만드는 게 아니라, 생각을 자극하는 촉매제로 쓰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단순한 편법이 아닌 ‘새로운 학습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