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부분은 통일을 원하지만 비용 부담에는 인색한 태도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남북관계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대 다수인 74%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비용 문제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한 달에 1만원도 내지 않겠다는 사람이 94%에 달했다. ‘통일열차’ 탑승을 바라면서도 기차표를 살 생각은 안 하는 것이다.
통일 재원에 대한 논의는 한 걸음도 진척되지 못한 상태다. 비용 부담을 꺼리는 이율배반적 심리 탓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재작년 8·15 경축사에서 제기한 통일세는 휴지조각이 된 지 오래다. 향후 20년간 재원 55조원을 마련하는 내용의 ‘통일항아리’ 법안도 국회 상임위 벽을 넘지 못했다.
통일 재원은 헐벗은 북한 동포를 열차에 태워 ‘통일 한국’시대로 달려가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다. 통일열차에 무임승차란 없다. 독일도 지난 20년간 1조달러(약 1100조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통일비용 추정액은 기관마다 천차만별이다. 산정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천문학적 규모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어제 내놓은 액수는 최대 1조달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난해 추정액은 최대 2조1400억달러였다. 이만한 자금이 하루아침에 절로 쌓일 리는 없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북 간 경제 격차 해소와 같은 노력으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비단 한국인들의 공짜심리는 통일문제에만 국한되는것은 아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내놓고 있는 온갖 선심성 공짜 복지정책도 국민들이 솔깃해하고 그런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통일이든 복지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다면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표퓰리즘은 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