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가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팝마트 IP 라부부와의 협업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초콜릿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고디바가 15일 팝마트 최고 인기 IP인 라부부와 협업한 아이스크림 2종과 스페셜 음료를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동시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콜라보에 소비자의 관심이 가장 쏠린 것은 아이스크림, 음료가 아닌 라부부 얼굴이 새겨진 한정판 스테인리스 티스푼이었다. 실제 출시 당일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라부부 스푼을 사기 위해 왔다”면서 “라부부 콜라보로 처음으로 비싼 고디바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72위안(1만 4000원)에 판매된 이번 콜라보 제품은 증정품인 라부부 티스푼만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68위안(1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스푼을 제외한 동종 아이스크림 가격은 55위안(1만원)으로 사실상 17위안(3300원)에 불과한 증정품이 아이스크림 본품 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셈이다.
급기야 일부 대리 구매상은 아이스크림을 대신 먹고 스푼만 택배로 부치는 대행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누리꾼들의 관심이 쏟아진 한편, 실제 오프라인 매장은 한산했다. 실제 여러 고디바 매장의 콜라보 아이스크림 재고가 넉넉한 상황으로 한 직원은 “콜라보 제품의 하루 판매량은 수십 개 정도로 아직 재고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디바는 중국 시장에서 다바이투(大白兔), 디즈니랜드, 안나수이 등과 협업을 하며 MZ세대를 적극 공력했지만, 그 효과는 매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탕신(唐欣) 홍찬산업연구원 원장은 “콜라보는 마케팅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소비자에게 고디바라는 브랜드를 더 알릴 수는 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장기적인 고객이 되게 위해서는 브랜드가 더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디바는 지난 2012년 중국 공식 홈페이지와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2017년만 해도 고디바 소유주는 2020년 중국 시장이 일본을 제치고 연 매출 3억 달러를 돌파, 매장 300개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고디바는 2020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본토 내 고디바 매장 수는 약 60개로 당초 목표로 했던 300개 매장과 큰 격차를 보였다.
탕신 원장은 “현재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고급 외식 브랜드 대부분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 음료 시장의 평균 단가는 16위안으로 30위안만 넘어도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며,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은 제품, 환경, 서비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감정적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겐다즈, 콜드스톤, 베스킨라빈스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이스크림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하겐다즈는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대표 매장을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본토 내 하겐다즈 매장 수는 지난해 1월 400개 이상에서 현재 250여 개까지 감소했다.
탕신은 “합리적 소비 트렌드, 브랜드 세속화 추세와 본토 신흥 브랜드의 제품력, 혁신, 브랜드 문화가 기존 전통 글로벌 브랜드 넘어서는 강점을 지닌 점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결국 기존 브랜드가 소비 트렌드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