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중국 IT·전기차 기업 샤오미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포드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1일 IT즈자(IT之家)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가 샤오미와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이 논의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에 길을 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에서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는 것이다. FT는 포드가 비야디 등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도 미국 시장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드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도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 가 그간 중국 전기차에 대해 공개적으로 호평해 온 점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팔리는 개인적으로 샤오미의 전기차 ‘SU7’을 수입해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리는 지난해 중국 경쟁사들이 서구 자동차 업체들에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라며, 중국의 전기차 생산 능력만으로도 “우리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 기업들이 “결국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 하원 중국 문제 특별위원회 공화당 위원장인 존 물레나는 포드가 중국 기업과 협력할 경우 “미국과 동맹을 저버리고, 미국을 중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드는 이미 중국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宁德时代, CATL)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닝더스다이를 중국 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분류했으며,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하원 중국 문제 특별위원회 역시 이 계약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미국의 대중(对中) 자동차 규제는 여전히 강경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중국산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차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지하는 동시에, 커넥티드카에 사용되는 중국산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 대한 제한도 계속 적용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는 지난달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트럭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기업이 공장을 짓고 미국인들을 고용한다면 환영할 일”이라고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는 오는 4월 중국 방문을 준비 중이며, 일부에서는 이 일정에 무역 협상 논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중국의 대미 투자를 유치하려는 의도가 있지만, 행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한편 지리자동차(吉利汽车) 역시 향후 3년 내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자동차와 폴스타를 산하에 둔 기업이다. 지리자동차의 글로벌 홍보 책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들어갈지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자동차 컨설팅 업체 오토퍼시픽의 에드 김 대표는 “포드는 저가 중국 전기차의 미국 진입에 특히 취약한 기업”이라며, 전기차 전환을 예상하고 대중 시장용 핵심 차종을 단종했지만 전환 속도가 둔화되며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포드는 포드 이스케이프(翼虎)와 엣지(锐界) SUV를 단종했으며, 차세대 저가 전기차 플랫폼은 2027년 이후에야 출시될 예정이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