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6세 영국인 여성이 위장관 관련 치료를 받기 위해 중국을 찾은 사연이 전해져 중국 누리꾼들 사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최근 26세 영국인 여성은 위장 치료를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자국 의료 기관 대신 중국으로 날아와 단 13일 만에 약 300파운드(60만원)으로 모든 의학적 문제를 해결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해당 글은 중국 SNS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며 현지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누리꾼들은 “역시 중국 의학 수준이 높다”, “외국인들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는 중국 병원”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우인 등 플랫폼에는 치료 목적으로 중국 병원을 찾은 외국인들의 북적이는 모습을 담은 숏폼이 등장했고, 현지 포털에는 급기야 “외국인들이 중국 병원으로 몰려온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 국제화 종합병원인 선전 첸하이 타이캉병원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외국인 환자 진료 건수가 2024년 8월 개원 이후 월평균 진료 수보다 130%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병원 전체 내원 환자 수 증가율 7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대부분 공립병원의 국제 진료부 실상은 숏폼에서 보이던 열기와 크게 대조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실제 베이징대학 인민병원 국제 진료부의 경우, 내원 환자 대부분이 중국계로 일반 외래 진료를 예약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국제 진료부를 찾은 이들이 대다수였다.
다수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공립병원 국제부의 진료 대상은 중국인이나 외국 국적을 취득한 화교들로 실제 외국인 환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중국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해외 의료기관 의학 컨설턴트 우밍(吴明, 가명)은 “중국 의료는 혁신 신약 개발, 검사 속도 등의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국제 의료관광 시장 차원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진료 전반에 걸친 여러 구조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어 장벽은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로 중국의 모든 공립병원은 병력을 중국어로 기재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보험 청구를 위한 영문 진료 기록을 제출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이밖에 중국 의사들의 영어 수준도 차이가 심해 일부 연령대가 높은 의사들은 아예 영어 회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 시스템 문제도 장애물로 지적된다. 우밍은 “외국인 환자들은 결제 시 비자 또는 마스터 카드를 사용하는데, 중국 국내 대부분 공립병원은 유니온페이 결제만 지원하고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국제 신용카드를 위챗페이에 연동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리 간편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치료 목적의 장기 체류를 위한 비자 지원 서류 발급 절차의 복잡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가격 측면에서도 뚜렷한 우세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사립병원이나 공립병원 국제부는 일반 진료비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말레이시아, 인도의 사립병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밍은 “말레이시아 현지 사립병원은 국제 기준에 맞춰 설립되고 의사들도 영어권에서 교육을 받아 외국인들이 진료 과정에서 더욱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의료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레이시아를 찾은 의료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약 160만 명으로 연간 27억 2000만 링깃(1조 10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중국의 의료관광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국적 의료 중개 서비스 기관 성눠이자(盛诺一家)의 차이창(蔡强) 회장은 “지난해 10월 외국인 환자 전담팀을 꾸려 말레이시아, 터키 출신 환자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면서도 “다만 SNS에 확산된 ‘외국인들이 치료를 위해 중국으로 몰려온다’는 인식은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 의료관광은 성장 추세에 있으나, 실제 규모는 매우 작다”며 “지난해 치료만을 목적으로 중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1만 명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그는 “병원 차원에서 국제 서비스 역량과 시장화 운영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의 다언어, 다문화 진료 수요에 적극 대응하여 이중 언어 상담 핫라인, 영문 검사 보고서 지원, 영문판 위챗 서비스 및 무인 셀프서비스 기기, 영문 진료 안내서, 외화 환전 기기 등을 마련해 언어·문화·결제 장벽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