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 정책으로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가 하면, 자동차 가격도 급등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중신경위(中新经纬)는 8일 전했다.
중국계 미국 상공인인 路霞(루샤) 미국 동북총상회 회장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치약,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루 회장은 “화장지 소비가 많은 미국에서는 집과 사무실 모두에서 대량 소비되는 제품이기에 미리 확보해두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 플랫폼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미국인은 1인당 연간 평균 141개의 화장지를 소비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해당 조치는 4월 2일부터 발효됐다. 동시에 목재, 의약품 등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생필품 원자재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화장지 및 종이타월의 핵심 원료인 캐나다산 북부표백침엽수펄프(NBSK)의 수입 차질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펄프는 미국산 위생용지의 30%, 일반 종이타월의 5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다.
루 회장은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의 코스트코(Costco) 매장은 평소보다 훨씬 붐볐고, 중국산 제품이 선반에서 사라졌다”면서 “중국산 탈모 방지 샴푸 한 병이 원래 18달러였는데, 최근 30달러로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화교 상인 류후이(刘辉) 씨도 가격 급등 현상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유기농 달걀 한 팩(12개)이 4~5달러에 팔렸는데, 지금은 일반 달걀 한 팩이 11~12달러에 팔린다”고 말했다.
일부 물류 업체들은 수입품을 미리 비축해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출고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4월 9일부터 더 많은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차에 부과된 25% 관세로 인해 자동차 가격 역시 크게 상승하고 있다. 루 회장이 관심을 가졌던 독일산 차량은 단숨에 1만 달러 이상 가격이 뛰었으며, 류후이 씨는 “이틀 전 3만9000달러에 팔리던 혼다 CR-V이 조만간 4만9000달러로 인상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 급등 우려로 인해 최근 미국 자동차 딜러점은 구매 수요가 몰리며 일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월 한 달간 포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 현대차 북미 판매량은 13% 증가, GM은 17%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저소득층에게 가장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루 회장은 “이미 미국 곳곳에서 이번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전에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조차 지금은 실망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물가를 더 올려서 지지자들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