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사들이 보잉737 MAX 항공기의 인도를 잇달아 보류하면서,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항공기가 발생했다. 21일 중국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저장성(浙江省) 저우산(舟山)의 보잉 완공센터에서 출발한 보잉737 MAX 항공기가 미국 시애틀 보잉 본사로 향했다.
이는 최근 미·중 간 관세 갈등의 여파로,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의 인도를 잠정 중단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3월 저우산 완공센터에 도착한 또 다른 737 MAX 항공기도 지난 18일 미국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주산 보잉 완공센터는 737 MAX 기종의 외부 도장과 최종 인도를 담당하는 시설로, 이곳에서 내장 설치와 도장이 완료된 뒤 중국 고객사에게 인도되는 방식이다. 이번에 반송된 항공기는 샤먼항공(厦门航空) 도장이 입혀진 기체로, 당초 항공사 인도가 예정돼 있던 물량 중 하나였다.
항공 데이터 플랫폼 ch-aviation에 따르면, 샤먼항공은 현재 평균 기령 5년의 보잉 737 MAX 8 항공기 22대를 운용 중이며, 앞으로 7대가 인도 대기 중이다. 하지만 양국 간 관세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잔여 항공기의 인도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보잉과 샤먼항공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본 관세를 145%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중국 항공사가 보잉 항공기를 수령할 경우, 막대한 추가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이 잦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일부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인도를 연기하거나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CEO 마이클 오리어리도 관세로 인해 항공기 가격이 상승하면 보잉 항공기 인도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 컨설팅사 IBA는 보잉737 MAX 한 대의 시장가를 약 5500만 달러로 추산하며, 글로벌 항공기 리스사인 에어캡(Aercap)은 보잉787 기종의 경우 관세로 인해 한 대당 4000만 달러 가량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잉의 시장 점유율 역시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관세 전쟁은 다수의 항공기 인도를 교착 상태에 빠뜨릴 수 있으며,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 MAX의 판매에도 다시 한 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공식 주문·인도 현황에 따르면, 현재 미완료된 총 주문은 6319대이며, 이 중 중국 항공사들의 주문은 130대로 전체의 약 2% 정도다.
항공업계는 보잉의 브랜드 가치가 흔들리는 사이, 에어버스와 중국 상업용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비(中国商飞·COMAC)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말레이시아 항공사들의 중국 상용 항공기 도입 및 운항을 지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는 중국상비의 C909 및 C919 항공기를 염두에 둔 내용으로 해석된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