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때도 오랜만이었다. 마침 설 쇠러 서울에 와 있던 친구가 둘째를 데리고 집 부근 카페로 나를 보러 왔다. 짧은 만남은 친구 남편이 데리러 오면서 끝났다. 가족 넷이 강원도 어디로 빙어 낚시를 간다고 했다. 친구 남편이 선전공항까지 우리 마중을 나와 주었다. 좋은 사람이다. 친구네 집은 분양 받아 인테리어하고 작년 6월에...
[일:] 2021년 04월 23일
아침거리로 오랜만에 오징어를 손질하고 있으려니 까마득한 옛날 우리 집 첫 아줌마 생각이 났다. 족히 15년은 지난 일이다. 아주머니에게 오징어껍질 손질만 하고 일찍 가시라 이르고 시장에 다녀왔다. 그랬더니 웬걸! 아줌마는 다리 껍질이 잘 안 벗겨진다며 1시간도 넘게 오징어를 주무르고 있었다. 나는 호의라고 베풀었는데, 일찍 퇴근할 수 없던 아줌마는 되려 벌을...
상추튀김을 먹자 하면 모두들 깜짝 놀란다. 중국에 산지 25년을 넘어서며 많은 중국 친구 못지 않게 대한민국 전국에 뿌리를 둔 많은 가족을 친구로 두게 되었다. 중국에서 계속 자란 우리 아이들은 그래서 태어나기만 했지 한국의 지역적 고향 개념이 그리 작용하지 않는 듯 하다. 경주가 고향인 친한 지인 집에 초대 받았을 때...
10년 넘게 정수기를 사용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간간이 있었다. 작년 여름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싱크대 정수기 호스가 빠져 부엌이 물바다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3년 넘게 거래하고 있는 착한 정수기 기사님에 대한 신뢰도가 좀 흔들렸었다. 그 후로 잠잠하다 싶더니 얼마 전 또다시...
긴 춘절 연휴가 끝났다. 아파트 곳곳, 거리, 상점들, 어디서나 유난히 많이 마주쳤던 붉은 색 장식들, 연휴는 끝났지만 붉은 향연의 강렬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상하이에서 춘절을 지낸 내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귀향이나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상하이에서 휴일을 보낼 주민에 대한 당국의 배려 덕분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중국사람들은...
보슬보슬 비 오는 토요일 오전, 향긋하고 달콤한 캐러멜 마끼아또를 만들고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쓴 샌드위치를 포장했다. 그녀가 갑자기 상하이를 떠나 다른 도시로 이사 가게 됐다는 말을 들은 지 채 한 달도 안됐다. 늘 그렇듯 시간은 성큼 와 버렸고, 아쉬운 마음에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볼까 싶어 커피와 샌드위치를...
초등 교사셨던 아버지는 자녀를 위해 특별히 가르치신 것은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후 매일 꼬박꼬박 일기를 쓰게 하셨는데 언제일지 모르지만 갑자기 검사를 하셨다. 하루 쓰지 않으면 회초리 한 대였기에 나중엔 꾀가 생겨 날씨만 적어 놓고 검사할 분위기만 느껴지면 말 그대로 글짓기 일기장이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방학이면 과제물 상장을 위해 열심히 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