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시장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부동산 기업 완커(万科)의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완커는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단 3일간 A주 자사주 7295만 6000주를 평균 주당 6.57위안에 일괄 매도하며, 총 4억 7900만 위안(약 91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른바 ‘번개 매각’으로 불린 이번 거래는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완커의 자구책이자, 절박한 긴급 수혈 조치로 해석된다.
이미 올해 초 선전지하철그룹(深铁集团)으로부터 150억 위안(약 2조 8492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데 이어, 완커는 자체적으로도 유동성 확보에 나서며 채무 상환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완커의 단기 이자부채는 1582억 8000만 위안(약 30조 652억 원)에 달하지만,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81억 6000만 위안(약 16조 7459억 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현금 대비 단기 부채 비율은 0.56에 머물렀고, 순부채비율은 80.6%로 전년 대비 25.9%p 증가했다.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도 68.5%로 전년보다 3%p 상승해,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현재 완커의 중국 내 총 부채는 370억 100만 위안(약 7조 301억 원)에 이르며, 이 중 56.31%인 약 208억 700만 위안(약 3조 9533억 원)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특히 7월은 월 기준으로 최대 상환 고비로, 62억 6300만 위안(약 1조 1901억 원)의 부채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완커의 최대주주인 선전지하철그룹은 구조조정에도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2017년 화룬부동산과 헝다로부터 완커 지분을 인수한 이후, 올해 2월부터는 선전국유자산감독위 고위 인사 10명을 완커 주요 부서에 파견하고, 신임 부총재를 포함한 본사 및 지역 핵심 인사에도 국자위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 노력은 점차 효과를 보이고 있다. 2024년 9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정책 기조로 천명한 이후, 완커는 무리한 확장을 자제하고 소규모 토지 매입과 같은 조심스러운 회복 전략을 구사 중이다. 특히 선전지하철과 함께 TOD(대중교통 연계 개발) 모델을 강화해 지하철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폐쇄형 개발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채무 상환 능력뿐 아니라 핵심 사업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재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