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95%에서 0%까지 추락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 변화를 언급하며 정책 차원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17일 차이신(财新)은 젠슨 황 CEO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시타델 시큐리티즈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었고 이 같은 결과가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정책 결정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설득과 소통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며 정책적인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젠슨 황은 “미국 기초 기술 아키텍처를 근거로 중국의 인공지능(AI) 연구를 제한하는 것은 전략적 실수”라고 꼬집으며 “개발자는 AI부터 모든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로 중국은 전 세계 AI 연구자의 약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고 대학의 지원으로 AI 분야에 매우 높은 수준의 관심과 연구 열정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중국의 방대한 연구자들이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세계가 미국의 기술 위에 서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당연히 AI 경쟁 승리를 바라고 있으며 우리는 정책 결정자들이 옳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며 “정책의 핵심은 선점 우위를 유지하고 세계 연구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며 세계 기술 스택이 미국을 기반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것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뿐, 흑백논리식의 극단적인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당초 95%에서 0%까지 떨어졌다”고 토로하며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도록 만든 정책은 논의할 필요가 없으며 중국을 해치는 정책은 미국도 해치고 더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AI 칩 공급업체인 엔비디아는 미중 무역 갈등에 휘말려 감독 관리 당국의 규제, 금지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미국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해 중국 AI와 반도체 산업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 엔비디아, AMD 등 미국 제조업체는 성능을 낮춘 ‘중국 버전의’ AI 칩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1년 만에 전면 금지됐다. 이후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H20 칩만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H20 칩이 대중국 수출이 관세 전쟁의 협상 카드로 제시됐다. 올해 4월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6월에는 중국 희토류 수출 재개와 맞바꾸는 카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7월 31일 엔비디아를 소환하여 중국에서 판매되는 H20 연산력 칩의 취약점, 백도어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며 ‘국산 칩 띄우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AI 칩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넘기겠다는 조건으로 H20 칩의 대중국 수출 허가를 얻어냈지만, 8월 27일 기준, H20 칩의 대중국 수출은 여전히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책 리스크와 시장 수요에 발맞춰 중국 컴퓨팅 파워 센터와 클라우드 업체들이 국산 AI 칩 전환을 시도하면서 ‘중국판 엔비디아’ 캠브리콘(寒武纪) 주가는 올 하반기 들어서만 2배 넘게 폭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