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대대적인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이미 강도 높은 인하 정책을 시행 중인 BMW와의 경쟁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국자동차대리점협회(全国工商联汽车经销商商会)는 2일 발표를 통해, 벤츠 본사가 2월 1일부터 일부 주력 차종의 공식 권장소비자가격을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 대상은 C클래스, GLB, GLC 등 판매 비중이 높은 핵심 모델로, 인하 폭은 3만3700위안~6만9000위안(약 1442만원)으로 최대 약 10% 수준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파워트레인이나 주요 사양 변경 없이 이뤄졌으며, C클래스 일부 트림을 단종해 SKU를 줄이는 방식이 병행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고급차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와 전기차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와 비교하면 인하 강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BMW 중국법인은 2026년 1월 1일부터 플래그십부터 엔트리 모델까지 광범위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인하 폭은 약 10% 이상이며, 일부 모델은 30만 위안을 웃도는 파격적인 조정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플래그십 전기 세단 i7 M70L은 30만1000위안 인하돼 189만9000위안에서 159만8000위안으로 낮아졌고, iX1 eDrive25L은 24% 인하돼 가장 큰 폭의 조정을 기록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모델도 함께 가격을 낮춰, X1 xDrive25Li와 sDrive25Li 역시 각각 18~19% 인하됐다.
이 같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일부 주력 차종의 월간 판매량이 전월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5시리즈는 약 30% 증가한 1만1867대, X1은 8843대를 기록해 전통적인 비수기인 1월에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간 가격 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며 “벤츠의 이번 조정은 방어적 성격이 강한 반면, BMW는 시장 주도권을 노린 공격적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향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추가 가격 조정 여부와 전기차 라인업 경쟁이 시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