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가 배우들의 동의 없이 AI 배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배우들이 잇따라 미동의 사실을 밝히며 반발하자 아이치이 측이 해명에 나섰다.
21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21일 새벽 공식 웨이보를 통해 “배우 동의 없이 AI 배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아이치이는 자사 AI 영상 제작 플랫폼 ‘나도우 프로(纳逗Pro)’의 배우 데이터베이스는 AI 영상 창작자와 배우 측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마련한 규범화된 협업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배우가 ‘입점’한다는 것은 AI 영상 프로젝트와 협의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지, 실제 출연 여부와 방식은 개별 프로젝트마다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전날 아이치이가 개최한 ‘2026 아이치이 월드 콘퍼런스’에서 비롯됐다. 아이치이는 이 자리에서 100명 이상의 배우가 나도우 프로 배우 데이터베이스에 입점하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치이 창업자 겸 CEO인 공위(龚宇)는 “기존 영상 촬영시 배우들은 몇 달씩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야 했지만, AI 기술을 활용하면 연간 출연작을 4편에서 14편으로 늘리면서도 더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미래에는 실제 촬영이 무형문화유산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배우들의 밥그릇을 공유하다 못해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것 아니냐”, “아이치이가 미쳤다”는 반응이 쏟아지며 웨이보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위허웨이(于和伟), 장뤄윈(张若昀), 왕추란(王楚然) 등 여러 배우들이 공식 채널을 통해 “AI 관련 어떠한 계약서에도 서명한 적 없다”고 잇따라 밝혔고, 일부 소속사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랑위러(新浪娱乐)도 위 배우들이 아이치이 AI 배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정정 보도를 냈다.
아이치이는 AI 기술이 창작 문턱을 낮추고 젊은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데 핵심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이치이는 지난해 9월 국내 첫 AI 전용 드라마관을 출범한다고 밝혔고, 올해 3월 말에는 나도우 프로를 정식 공개해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나도우 프로는 대본 생성부터 콘티 설계, 완성본 출력까지 원스톱 창작 과정을 지원한다.
다만 아이치이의 경영 실적은 계속 부진하다. 2025년 연간 총매출은 272억 9000만 위안(약 5조 88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2% 감소해 2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고, 순이익도 7억 6400만 위안 흑자에서 2억 600만 위안(약 444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회원 서비스·광고·콘텐츠 배급 등 핵심 사업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4월 20일 나스닥 종가는 1.4달러로 시가총액은 약 13억 4800만 달러에 그치며 역대 최고가 대비 크게 낮아졌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