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압박이 극에 달한 포르쉐가 결국 부가티를 손에서 내려놓았다.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는 단기 판매량을 위해 브랜드 가치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포르쉐는 최근 부가티 합작사인 부가티 리막과 파트너사 리막 그룹에 보유하고 있던 모든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자는 뉴욕 투자사 호프캐피탈(HOF Capital)이 주도하는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이다.
포르쉐와 리막은 2021년 합작사 부가티 리막을 설립하며, 부가티의 전통과 리막의 전기차 기술을 결합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당시 포르쉐는 합작사 지분 45%, 리막 그룹 지분 약 20.6%를 보유했다. 합작 당시 포르쉐 CEO였던 올리버 블루메는 “슈퍼카와 전동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 구상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게다가 포르쉐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025년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362억7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6억4000만 유로에서 4억1300만 유로로 급감했다. 판매 수익률 역시 14.1%에서 1.1%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연간 생산량이 100대 미만에 불과한 부가티가 막대한 개발비를 요구하는 구조 때문에, 현금 흐름이 악화된 포르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정리할 자산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 실적도 녹록지 않다. 2025년 포르쉐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27만 9000대로, 순수 전기차 비중은 2024년 12.7%에서 22.2%로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약 4만 2000대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이는 중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 전체가 약 9.6% 줄어든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인도량은 6만1000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며, 중국 시장은 21% 감소한 7519대에 그쳤다.
이런 판매 부진 속에서도 포르쉐의 입장은 확고하다. 현 CEO 마티아스 말레는 “단기 판매량을 위해 브랜드의 장기적 가치를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중국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하르만 CFO도 “중국 시장의 지나치게 치열한 가격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그렇게 할 경우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 기반이 잠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르쉐는 중국 현지 생산 계획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이는 과도한 자원 소모를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르만은 2026년 중국 판매량이 3만 대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르쉐 내부에서는 현재 ‘2035년 전략’ 수립이 진행 중이며, 큰 틀은 이미 확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 CEO는 이 전략이 포르쉐의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방향 설정 프레임워크라고 설명했다.
제품 전략으로는 ‘축소’와 ‘확장’이라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추진한다. 한편으로는 파생 모델과 복잡성을 대폭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핵심 수익 영역에서 더 높은 마진을 추구하며 상위 시장으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경영 측면에서는 조직 슬림화, 계층 축소, 관료주의 타파를 통한 의사결정 효율성 향상을 추진하고, 비용 측면에서는 구매 비용과 단위 원가 절감을 넘어 스포츠카 개발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말레 CEO는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스포츠카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