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찬 광복회장 “역사는 권력이 아닌 정의의 편”… 임시정부 정통성 재확인



[사진= 기념사를 하고 있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7주년 기념식’이 지난 11일 상하이 신천지 랭함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은 마당루 보경리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설립 100주년을 함께 기념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인수, 김복형, 소경화, 안치삼, 오영선, 유기석, 이동화, 최중호 지사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상하이 한인 단체, 기관, 유학생, 재중동포, 광복회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념식에서 최재하 상하이총영사관 부총영사는 “임시정부는 45년 광복까지 이어진 자주독립의 불씨였으며, 대한민국 헌법이 그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며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임시정부 활동의 중요한 무대이자 든든한 지원자였다”며 한중 간 협력과 우정의 역사적 의미를 환기했다.
특히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상하이에 대한 깊은 개인적 기억과 함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곳 상하이는 임시정부의 중심지이자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이라며 “우리는 도움을 준 중국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었다”고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임시정부의 역사적 정당성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의 사명은 대한민국을 온전히 지키고 통일된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라며,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을 당부했다. 이어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와 문화적 확장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전개된 보편적 역사”라며 “문화의 힘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심훈의 ‘그날이 오면’ 낭독과 함께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뮤지컬 공연이 이어지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기념식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상하이지부 김종호 회장의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사진= 이종찬 광복회장과 독립운동가 후손과의 간담회]
행사 이후 이종찬 회장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보훈 정책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 방향과 관련해 수급 대상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후손 지원 강화 의지를 밝혔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현행 ‘손자녀’까지만 가능한 수급 범위를 ‘최초 수급자 및 그 자녀 1인’으로 명확히 해 경우에 따라 증손자녀·고손자녀까지 수급권이 인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안치삼 선생의 후손 안성진 씨는 “생전에 조국을 방문할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시작되는 ‘보훈벨트’
기념식의 의미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임시정부 수립 107주년을 맞아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체험하는 ‘보훈벨트 스탬프 투어’를 오는 5월부터 상하이에서 처음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비롯해 윤봉길 의사 기념관, 만국공묘 등 주요 독립운동 유적지를 연결해 직접 방문하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순 관람을 넘어 활동지 작성과 모바일 안내를 결합해 역사 교육의 몰입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제도로 확장
한편,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제도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독립유공자 후손 배우자의 국적 취득 요건을 완화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논의되며 실질적인 지원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배우자에게 엄격한 거주 요건이 적용됐으나, 개정안은 가족 단위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 독립운동의 희생을 현재의 삶으로 연결하려는 국가적 책임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