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국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떠난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홍성신문(红星新闻)에 따르면, 최근 중국 위수(宇树) 테크놀로지가 생산한 G1 기본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물 티켓을 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국내선에 탑승했다.
그러나 해당 로봇은 이륙 전 진행한 보안검사에서 배터리 허용 용량 초과로 동력 배터리를 ‘강제 분리’ 당하는 조치가 취해졌고, 이 과정에서 이륙이 약 62분 지연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샌프란시스코행 항공편 승객에 따르면, 당시 기내 방송을 통해 항공편이 약 1시간 지연된다는 안내와 함께 이는 공항 교통 혼잡과 매우 특별한 1명의 승객 때문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승객들은 ‘매우 특별한 승객’이 로봇 비밥(Bebop)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었다. 비밥은 미국 댈러스 장비 임대업체 엘리트 이벤트 로보틱스 소속 로봇으로 고객 행사의 공연을 위해 ‘단거리 출장’ 길에 오른 참이었다.
임대업체는 기존 계획대로 비밥을 화물칸에 위탁 수송하려 했다. 그러나 키 1.2m, 무게 32kg에 달하는 규격은 항공사 위탁 수하물 허용 규정을 크게 넘어섰고, 업체는 하는 수 없이 로봇 수송을 위해 1인 좌석을 추가 구매했다.
그러나 문제는 비밥이 기내에 들어서자마자 터지기 시작했다. 탑승 후 복도 쪽 좌석에 앉았던 비밥은 승객 안전상의 이유로 창가 좌석으로 이동과 함께 단단히 고정하도록 조치됐고, 미국 연방항공관리국(FAA) 안전 규정상 허용치를 훌쩍 뛰어넘는 대용량 리튬 배터리는 현장에서 즉시 분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결국 비밥은 강제로 심장을 빼앗긴 ‘깡통’ 상태로 창가 자리에 앉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 ‘매우 특별한 승객’ 탓에 이륙이 한 시간이 지연됐지만, 현장에 있던 많은 승객이 비밥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비범한 해프닝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비밥은 공항에서 ‘로봇 댄스’를 선보이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탑승구 앞에서도 특별한 포즈로 승객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두고 현대 기술 발전 속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관리 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G1과 같은 저가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국 비즈니스, 생활 공간에 대거 유입되면서 앞으로 갈수록 많은 ‘비밥’이 비행기, 철도, 심지어 버스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간 승객과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로봇의 공존을 보장하는 제도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