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독일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순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2일 제일재경(第一财经)은 독일 연방외무무역투자청(GTA)이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5년 외국 기업의 독일 투자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에서 성사된 녹지 및 증설 투자 프로젝트는 1564건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수도 전년 대비 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특히 유럽연합(EU) 27개국의 감소 폭은 18.1%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도 중국의 대독일 투자 프로젝트 수는 독보적인 성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중국의 대독일 투자 프로젝트 수는 228건으로 전년 대비 14.6% 급증하며 1위에 올랐다. 반면, 미국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206건으로 처음으로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대독일 투자 프로젝트는 주로 전자 및 자동화(30%), 교통·물류(22%), 에너지·원자재(15%)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사업 형식으로 보면, 마케팅 및 영업이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생산 및 연구개발(21), 본사 설립(11%)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독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며 튀링겐 공장 증설을 추진했고, 리샹 자동차도 지난해 초 뮌헨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보고서 저자인 토마스 보조얀은 “중국 기업이 독일 투자를 계속 확대하는 것은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산업 응용, 첨단 미래 기술, 지식 집약형 서비스 등 고도로 다양화되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 투자자 가운데 생산 또는 연구개발을 독일 현지 운영 체계에 통합하겠다고 답한 비중은 21%로 전체 평균 수준보다 2%P 높다”며 “이는 중국 기업의 독일 현지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며, 국제화 배치와 글로벌 확대 흐름을 투영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시장이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가지는 매력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2월 발표한 연간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과 중국 간 무역 규모는 2518억 유로(443조 5630억원)으로 미국(2405억 유로)를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독일 중국상공회의소(CHKD)가 지난해 말 발표한 ‘독일 진출 중국 기업 비즈니스 환경 조사 보고서 2025’에 따르면, 높은 인건비 부담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독일은 여전히 중국 기업의 유럽 진출의 중요한 투자 목적지로 꼽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독일을 자사 유럽 본부 소재지로 지목하며 디지털화, 배터리 기술 등 에너지 관련 분야, 자동차 산업을 현재 독일에서 가장 협력 잠재력이 높은 3대 방향으로 꼽았다.
통지대학 독일연구센터 우후이핑(伍慧萍) 부주임은 “독일과 중국 관계에서 경제와 무역은 항상 중심을 잡아주는 ‘밸러스트스톤’ 역할을 해 왔다”며 “현재 ‘경제 안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독일과 유럽이 현지화 제조를 통해 공급망 유치를 꾀하고 있기에 중국 기업은 기존의 투자 및 인수합병에서 독일 현지 그린필드 투자, 현지화 경영으로 전환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