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고급 자동차 제조사 포르쉐가 2025년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포르쉐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 차량 인도 실적을 공개하며, 글로벌 인도량은 총 7만14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고 9일 계면신문(界面新闻)이 보도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인도량은 94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00대 가까이 줄었다. 유럽(-10%)과 독일 내수 시장(-34%) 역시 감소세를 보였지만, 북미 시장은 37% 증가한 2만698대로 선전했다. 이는 전년도 일부 모델의 수입 지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에서의 포르쉐 판매 감소는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다. 포르쉐는 2021년 9만5700대로 중국 내 연간 인도량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4년에는 5만6900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글로벌 1위였던 중국 시장은 현재 3위로 밀려났다.
중국 소비자들이 ‘전통’ 고급차 브랜드보다,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능 등 ‘지능화’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지만 포르쉐는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커(极氪, ZEEKR)의 001 FR, 샤오미 SU7 울트라,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버전 등 고성능 전기차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포르쉐의 입지를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브랜드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도 상승세를 타며 포르쉐의 기존 소비자층까지 흡수하고 있다.
포르쉐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가격 인하나 할인 없이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전략이 오히려 소비자 이탈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3월 12일 발표된 2024년 연간 실적에서도 포르쉐는 총매출 400억 유로(약 65조3056억원)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순이익은 36억 유로(약 5조 8775억 원)로 30.3% 급감했다. 주요 원인은 원가 상승과 중국 수요 둔화로 지목됐다.
이에 대해 포르쉐 중국 총재 판리츠(潘励驰)는 “중국 시장은 구조적 조정기를 겪고 있다”며 “브랜드의 본토화 연구개발을 가속해 스마트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포르쉐는 2025년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배터리 기술 고도화에 추가로 8억 유로(약 1조 3057억 원)를 투자하고,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중국 현지 공급업체를 적극 참여시킬 방침이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