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역 갈등에서 미국은 중국에 졌다” 미국의 유력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사설위원회가 23일(현지 시각) 이 같은 사설을 발표해 미국 안팎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25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环球时报)는 공화당과 백악관 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지닌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이어서 주목을 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다른 주요 언론들 역시 해당 사설을 인용하며 반향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의 핵심은 지난 4월 초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전 세계에 대한 보복관세’ 정책, 특히 중국에 대한 강경 압박 조치는 불과 20여 일 만에 상당한 수정과 후퇴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사설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조치를 ‘철회’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즉,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 유예기간 부여,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미국 기업에 대한 예외 적용,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준비에 대한 내용이다.
사설은 이러한 조치들이 금융시장 불안, 물가 상승, 경기 침체에 대한 대중의 우려, 국제 사회의 비판 등을 의식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이는 백악관이 “물러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중국이 백악관의 허세를 간파했다”며, 관세 보복은 물론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나아가 세계 각국에 미국 견제를 촉구한 점들이 실제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또한 “잔혹한 현실은, 중국이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라며, 사실상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에도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사설 말미에는 “이번 정책 선회는 백악관이 마침내 현실을 직시하고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이것이 진정한 전환점인지, 아니면 일시적 시간 벌기 전략인지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내에서도 정책 결정이 즉흥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행정부조차도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던졌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