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리테일러 세포라(丝芙兰)가 중국 시장에서 잇단 브랜드 이탈과 실적 악화에 직면하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29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최근 세포라 중국 매장에서 이노허브(相宜本草唐), 위미(瑜幂) 등 일부 중국 로컬 브랜드가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세포라가 추진했던 ‘중국 브랜드 발광(发光) 프로젝트’를 통한 로컬 브랜드 지원 전략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세포라 중국에서 철수한 브랜드는 30개를 넘으며, 2024~2025년 사이에만 약 10개 브랜드가 추가로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세포라 중국은 “특정 브랜드와의 협력 여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인기 독점 브랜드 및 신흥 브랜드를 지속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FENTY BEAUTY BY RIHANNA, Drunk Elephant, The Ordinary 등 글로벌 인기 브랜드가 입점했지만, 이들 브랜드 역시 자체 유통 채널을 병행하며 세포라 의존도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세포라는 독점 유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했으나, 현재는 브랜드마다 다양한 채널 전략 확산과 가격 경쟁 심화로 ‘유일한 선택지’라는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오프라인 강점을 가진 세포라도 팬데믹 이후 매장 수가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2021년 371개로 정점을 찍은 중국 내 매장 수는 현재 332개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특히 주요 쇼핑몰에서는 랑콤, 에스티로더, SK-II 등 글로벌 브랜드 매장과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 됐으며, 가격 측면에서도 세포라만의 차별화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여기에 2022년 팬데믹 여파로 세포라 중국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세포라의 중국 내 실적은 직접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파트너사인 상하이자화(上海家化)의 재무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상하이자화(上海家化) 재무자료에 따르면, 세포라 중국의 2022년 매출은 85억 5000만 위안(1조 6903억 원)으로 급감했고, 약 2억 위안(약 395억 원)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는 이어지며, 2024년에는 순손실이 6억 4600만 위안(약 1,277억 원)까지 확대됐다.

실적 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세포라는 2024년 조직 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8월에는 전자상거래와 리테일 부문 고위 임원을 포함해 매장 판매 인력까지 약 120명을 감원했다. 이는 세포라 중국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포라 측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이라며, 퇴직 위로금과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신임 대중화권 총괄 매니저 딩샤(丁霞)가 부임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이뤄졌다. 딩샤는 징둥(JD.com) 패션라이프 부문 총재와 나이키 아태·중남미 전자상거래 부문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세포라 본사에 직접 보고하는 체제하에 경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새 경영진의 조기 구조조정은 내부 불안과 사기 저하,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까지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4년 현재, 세포라 중국은 여전히 실적 반등에 실패한 상황이며, 새롭게 재편된 경영진과 조직은 더 큰 압박 속에서 사업 정상화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