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한 이튿날,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상하이항의 미국행 화물선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10일 차이신(财新)이 보도했다.
지난 7일과 8일 상하이항의 양산항구, 와이가오차오항구에 정박한 컨테이너 선박 중 절반은 목적지가 미국이었다. 이중 대다수가 관세 폭탄이 시행되기 전, 서둘러 화물을 싣고 출항하기 위해 미국에서 돌아온 배였다.
제시간에 미처 출항하지 못한 컨테이너 선박은 부두에 발이 묶였다. 고액 관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화주는 해당 화물을 반출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중위안하이콩(中远海控) 양산 부두 담당자는 “지금 양산도 외곽 야드에 이런 컨테이너들이 많이 쌓여있다”면서 “많은 화주가 통관 취소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말했다.
화타이선물(华泰期货)의 불완전 통계에 따르면, 4월 14일부터 20일, 5월 5일부터 11일 사이 중국에서 미국 서부, 동부로 향하는 선박은 각각 13회씩 총 26회 취소됐다. 중미 항로의 컨테이너 운송은 급격하게 줄어 5월 5일부터 11일까지 운송 능력은 약 23만 TEU로 4주 전(4월 7일부터 13일)보다 4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엠에스씨(MSC)도 4월 총 6개의 항차를 취소한다고 밝혔고 아시아 3대 해운회사 연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도 5월 개통 예정이었던 미주 태평양 횡단 화물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운 컨설팅업체 드루어리는 4월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아시아-북미, 대서양 횡단, 아시아-유럽 항로에 취소된 항차는 총 198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회)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북미 항로가 대폭 취소됐기 때문으로 향후 5주간 아시아-북미 항로의 운송 능력 중 53%가 취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드루어리는 “고액 관세 영향으로 미국 무역상이 아시아 상품 수입을 주저해 선박 운송량이 감소하고 항차가 취소됐다”면서 “미국이 중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에 부과하는 관세는 국제 무역과 운송 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향후 무역 수요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다. 해운사들이 노선을 대폭 취소하고 있음에도 운임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상하이 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정산 운임 지수는 1129.45포인트로 연내 최고점인 1월 13일 3210.93포인트보다 무려 65% 하락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