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중국 장자제(张家界)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 12명을 태운 고속버스 기사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차량을 세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한 것으로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11일 광명망(光明网)에 따르면, 퇴역 군인인 샤오보(肖波)는 지난달 29일 밤 9시 13분경, 후난성 샹시 자치주에서 장자제로 돌아오는 길에 뜻밖의 신체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당시 버스에 탑승한 가이드 김광일 씨는 “차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다리 쪽에 가까워지다 왼쪽으로 다시 꺾였다”면서 “처음에는 기사가 야생 동물을 피하려는 줄 알고 무슨 일이냐고 여러 번 외쳤지만, 기사는 답이 없었고 버스는 완전히 비틀대기 시작했다”고 아찔한 상황을 회상했다.
실제 버스 내부에 설치된 CCTV 화면에는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한 샤오 씨가 오른손을 무의식적으로 여러 번 들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장면이 찍혔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가이드 김광일 씨가 일어나 큰 소리로 그를 불렀고 샤오 씨는 의식을 완전히 잃기 전 마지막 순간, 강한 의지로 시동을 끄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겼다.
김 씨는 “당시 기사 분은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였지만, 고함 소리를 들은 뒤 잠시 정신을 차리더니 사이드 브레이크를 힘껏 당겨 차량이 멈출 수 있었던 것”이라며 “버스는 고속도로에 안전하게 정차했고 한국인 관광객 11명과 가이드, 기사를 포함한 13명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수십미터 높이의 고속도로 교량 위로 샤오 씨가 정차하지 않았다면,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후 김 씨는 응급구조대와 고속도로 교통경찰에 즉시 연락했고, 의식을 잃은 샤오 씨는 장자제 인민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뇌간 출혈로 사흘 뒤 끝내 생을 마감했다. 향년 41세였다.
고인은 퇴역 군인 출신으로 생애 마지막 순간에도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며 고귀한 군인 정신을 끝까지 지켜냈다. 장자제 광대국제여행사는 영웅적 행동을 담은 감사기를 제작해 고인의 헌신적 정신을 기렸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