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인 완커(万科)의 ‘몸집 줄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한때 큰 기대를 모았던 ‘빙설 스포츠’ 산업을 매각했다.
1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중국관광그룹의 홍콩 자회사인 홍콩중려(香港中旅)에서 완커의 장춘완커, 완커호텔관리와 각각 지분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매각한 지분은 지린 홍화후 국제리조트 개발회사와 베이징 완빙설스포츠 회사 지분 75%다. 한 관계자는 “현재 거래는 기본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지만 구체적인 거래 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지린시에 위치한 송화후 리조트는 북위 43도 ‘빙설 황금 위도대’에 자리 잡고 있다. 부지 면적은 220헥타르, 총 길이 55km에 달하는 50개의 슬로프를 갖췄다. 하루 수용 인원은 1만 5000명, 단지 내에는 유명 호텔이 들어서 있고 국가 AAAA급 관광지와 국가급 스키 관광 휴양지 등 각종 인증을 획득한 곳이다.
완빙설의 경우 스키장 개발 기획부터 건설 자문, 운영 관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2024년~ 2025년 스키 시즌에는 스키 휴양지 7개 운영에 참여했고 슬로프 115개, 390헥타르 규모의 스키장을 관리했다. 관리하는 스키장의 연간 방문객은 200만 명에 달했다.
완커의 ‘빙설 사랑’은 지난 2011년 지린시 송화후 사업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사업은 2015년 송화후 스키장이 개장하면서 이뤄졌다. 2017년 기업 내 빙설사업부를 신설, 그룹 원로인 딩창펑(丁长峰)을 수장으로 앉혔다. 상업용 부동산, 장기 임대주택과 함께 핵심 신사업으로 격상한 것. 당시 완커는 세 개의 스키장 사업을 운영 중이었다. 지린 송화후, 베이징 스징롱(石京龙)은 자체적으로 보유했고 베이다후 스키장(北大壶)은 운영만 담당했다.
당시 사업 확장은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렸다.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확정 지었고 중구 정부는 ‘빙설 스포츠 인구 3억 명’이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빙설 산업은 연간 30% 이상 성장하며 유례없는 황금기를 맞이했고, 당시 딩창펑 역시 “완커가 업계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했다”라며 감탄했다.
하지만 워낙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은 길고, 수익 속도가 느리다는 특성을 지닌 빙설 산업이었다. 이에 완커는 휴양지 내 스키장, 호텔, 상업거리 등 자산의 투자와 운영을 보전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 이익으로 빙설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2016년~2017년 자료에 따르면 송화후 스키장의 휴양지 내 부동산 관련 수익은 3억 위안(약 585억 6000만 명)이었지만 스키 시즌 매출은 1억 1000만 위안(약 214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부동산 수익에 의존하는 수익구조가 훗날 사업의 불안 요인이 되었다.
2020년 재무보고서에서도 빙설 사업 매출은 그룹 전체의 1.03%에 불과했다. 결국 같은 해 말, 완커는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빙설 사업부를 폐지하고 호텔, 휴양 사업부에 통합했다.
최근 2년간 부동산 업계가 깊은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완커는 유동성 압박이 갈수록 심화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완커는 494억 8000만 위안(약 9조 65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동시에 대규모 채무 상환 압력에도 직면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지난해 4월 열린 주총에서 ‘몸집 줄이기와 체질 개선’이라는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종합 주거단지 개발, 부동산 관리 서비스, 임대 아파트 3대 주력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서는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비주력 분야의 금융 투자 역시 정리 및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10년 넘게 공들이 빙설 사업 자산이 매각 명단에 오른 것은 완커의 전략적 사업 축소 흐름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