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춘절을 앞두고 인터넷 업계의 ‘홍바오(红包·세뱃돈)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다만 올해의 핵심 전장은 모바일 결제가 아닌 AI 서비스다.
26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텐센트와 바이두는 각각 10억 위안과 5억 위안 규모의 춘절 현금 홍바오를 투입하며, 단일 홍바오 최대 1만 위안을 내걸었다.
25일 양사는 대규모 이벤트를 동시에 발표했다. 텐센트는 AI 앱 텐센트 위안바오(元宝)를, 바이두는 원신어시스턴트(文心助手)를 전면에 내세워 사용자 쟁탈전에 나섰다.
텐센트 위안바오의 홍바오 이벤트는 2월 1일 공식 시작된다. 사용자는 사전 예약으로 혜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앱 버전 2.55.0 이상으로 업데이트해야 예약이 가능하다. 업데이트 후 앱 첫 화면에는 ‘춘절 10억 분배(春节分10亿)’ 예약 카드가 노출된다.
이벤트는 현금 홍바오, 공유 홍바오, 그리고 1만 위안 현금 ‘샤오마(小马) 카드’ 등으로 구성된다. 매일 로그인 시 현금 홍바오를 받을 수 있고, 미션 수행으로 추가 추첨 기회가 주어진다. 총 100장 한정의 1만 위안 샤오마 카드 당첨 기회도 있다. 공유 홍바오는 위챗과 QQ 친구·그룹으로 전파할 수 있다.
텐센트 내부에 따르면, 위안바오에는 새로운 게임형 기능도 순차 도입된다. 현재 내부 테스트 초대가 진행 중이며, 공식 공개된 UI에는 하단 탭에 ‘파이(派)’라는 신규 메뉴가 추가된 모습이 확인된다.
바이두의 홍바오 이벤트는 1월 26일~3월 12일 진행되며, 베이징 방송TV 춘완(春晚)과 연동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영상을 보고 돈을 받는 것이다. 사용자는 바이두 앱에서 ‘춘절 홍바오’를 검색하여 ‘판타지 인생(奇幻人生)’ 테마 회장에 들어가면 약 200가지의 AI 특수 효과 방법을 체험할 수 있다. 일부 AI 특수 효과는 인터랙티브 스토리가 내장되어 있어 사용자가 다양한 스토리 옵션을 클릭하면 스토리라인을 해제하고 동시에 현금 홍바오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상위 1000명이 희귀 카드 1만 위안을 모으는 것이다. 사용자는 AI 인터랙티브 스토리에서 선택한 ‘신원분기(身份分支)’에 따라 테마 카드(‘인생 카드’)를 무작위 획득한다. 이는 ‘인생 블라인드 박스’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또한 친구 초대, 일일 로그인 등으로 추가 뽑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카드 모으기 행사는 네 차례에 걸쳐 상금을 나누며, 각 라운드에 지정된 수량의 카드를 모아야 당기 배당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원신어시스턴트 암호 추리다. 바이두는 샤오홍슈 공식 계정 ‘@바이두 검색’에 매일 ‘말 그림 힌트’를 공개한다. 사용자는 이를 연상해 암호를 추리한 뒤, 바이두 앱 하단 ‘AI’ 버튼으로 원신어시스턴트에 접속해 암호를 입력하면 숨겨진 홍바오가 열린다.
춘절 홍바오는 2015년 위챗의 ‘흔들기(摇一摇)’ 이벤트로 모바일 결제 판도를 흔든 뒤, 빅테크의 대표적 사용자 유입 수단이 됐다. 2016년 알리바바는 춘완과 손잡고 ‘쉿쉿(咻一咻)+오복 모으기(集五福)’로 8억 위안을 풀었고, 2019년 바이두는 19억 위안을 투입해 대규모 참전에 나섰다. 2020년에는 콰이쇼우(快手)가 10억 위안 현금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춘완 인터랙션을 기록했다.
올해 홍바오 금액은 최고치를 넘어서지 않았지만, AI 기능 사용이 보상의 전제가 됐다는 점에서 전략적 변화가 분명하다. 이는 AI 이용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중국의 생성형 AI 이용자는 5억1500만 명, 보급률은 36.5%에 달한다. 업계는 단순 ‘트래픽 수확’을 넘어 사용자인지(마인드셰어, 用户心智) 확보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다만 대규모 현금 투입이 단기 성과를 낼 수는 있어도, 장기 체류와 충성도를 보장하긴 쉽지 않다. ‘홍바오 받고 삭제’ 현상을 넘어설 경험 혁신을 만들지 못한다면, 이번 AI 홍바오 전쟁 역시 일회성 ‘디지털 불꽃놀이’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