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스마트폰을 스스로 조작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샤오미미클로(Xiaomi miclaw)’를 선보이며 모바일 AI 경쟁에 불을 지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주요 제조사들이 AI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으면서 업계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6일 란푸재경(览富财经)에 따르면, 샤오미는 자사 대규모 언어모델 ‘미모(MiMo)’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AI 에이전트 ‘샤오미 미클로’의 소규모 비공개 테스트를 돌입했다고 6일 밝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랍스터(龙虾)’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사용자 대신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생태계 기기를 연결하는 슈퍼 매니저를 핵심 콘셉트로 내세웠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기존 AI 비서와 달리 사용자의 명령을 단계별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해하고 전체 과정을 자동으로 실행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음 주 토요일 베이징에서 청두까지 가는 창가 좌석 기차표를 예약해 달라”고 말하면 AI가 스스로 예매 앱을 호출해 예약 절차를 진행하고, 사용자는 마지막 결제만 확인하면 된다.
MiMo 모델은 과거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핵심 개발자 출신으로 ‘천재 소녀’로 불리는 뤄푸리(罗福莉)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클로’ 출시 역시 MiMo 모델의 실제 제품 적용을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현재 미클로는 업무, 생활, 이동, 건강관리 등 다양한 일상 시나리오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온라인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이용자들은 실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러 앱을 오가며 작업을 수행해야 했던 기존 스마트폰 사용 방식에서 벗어나 한 문장 명령만으로 AI가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는 점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테스트 가능한 기기 제한, 개인정보 보안 문제, 기능 안정성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테스트는 초대 방식으로만 진행되며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 모집되지 않는다. 또한 최신 샤오미 17 시리즈 가운데 햐오미 17 Ultra 라이카 버전 등 5개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샤오미 측도 “현재 제품은 최첨단 탐색 단계에 있으며 안정성, 전력 소비, 복잡한 작업 수행 성공률을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며 “일반 사용자가 주력 기기에서 사용하기에는 아직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클로의 출시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샤오미의 전략적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 AIoT’ 전략 아래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용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기기별로 별도의 앱을 실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제어하려면 미지아(米家) 앱을, 스마트 밴드 데이터를 확인하려면 샤오미 운동 앱을 켜야 하는 식이다. 미클로는 이렇게 파편화된 생태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샤오미의 이번 행보는 AI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방증한다. 중신(中兴),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제조사들도 올해 들어 AI 에이전트 도입을 서두르며 ‘집단 랍스터 키우기’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단순한 기기 판매를 넘어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 경험의 중심에 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랍스터 키우기’ 경쟁의 승자는 결국 시대의 흐름을 읽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