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단편드라마 ‘곽거병(霍去病)’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을 제작한 플랫폼의 실 소유주가 중국 보안 기업 360그룹 창업자 저우홍이(周鸿祎)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9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양한한(杨涵涵) 감독은 7일 “제작팀이 나노만극(纳米漫剧) 생산 라인을 활용해 작품의 전 제작 과정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나노 만극 생산 라인’은 AI 기반 애니메이션·만화형 드라마 제작 플랫폼으로, 시나리오 분석부터 콘티 제작, 자산 생성, 영상 합성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산업형 AI 제작 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은 중국 최초의 산업급 AI 만극 제작 플랫폼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관련 운영사는 선전 위안촹즈쉰(元创智寻) 테크놀로지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2월 설립됐으며 자본금은 3만 위안이다. 회사는 베이징 치위안(奇元) 테크놀로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360그룹 계열사 산하에 있어 최종 실질 지배자는 저우홍이로 알려졌다.
저우홍이는 8일 개인 SNS에 영상을 올려 AI 단편드라마 산업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편드라마가 새로운 문화 콘텐츠 수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존 영화·드라마 제작은 비용과 촬영 환경의 제약이 컸지만 AI 기술을 활용하면 ‘촬영’이 아니라 ‘생성’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활용하면 제작 비용은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제작 속도와 효율성은 수십 배 높아질 수 있다”며 “대규모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단편드라마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태로 발전하고, 게임과 결합해 거대한 산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AI로 수십 편, 수백 편의 에피소드를 제작할 경우 등장인물, 소품, 배경, 이야기 전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문제가 여전히 기술적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저우홍이는 영상 말미에서 ‘나노 만극 생산 라인’ 플랫폼을 소개하며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이라도 약 6개월 교육을 받으면 혼자서 하루에 여러 편의 단편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플랫폼은 지난 1월 30일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시나리오 해석·콘티 제작·자산 생성·영상 합성 등 제작 과정을 하나의 통합 워크플로로 제공한다.
또 2월에는 AI 영상 생성 모델 시덴스(Seedance) 2.0을 접목해 제작 효율을 더욱 높였다고 밝혔다. 현재 플랫폼은 중국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AI 드라마 ‘기갑국(机甲局)’ 제작사와도 협력해 후속 시즌 제작을 추진 중이다.
‘곽거병’은 제작 과정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일부 보도에서는 이 작품이 총 80부작으로 제작됐으며, 제작팀은 단 3명에 불과하고 제작 기간은 48시간, 비용은 3000위안 미만이라는 내용이 알려졌다. 이 작품은 현재 온라인 조회수 5억 회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한한 감독은 8일 SNS를 통해 일부 보도가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80부작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는 한 편만 제작됐고 4분 버전과 6분 버전 두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3000위안은 단순히 컴퓨팅 비용만 계산한 것이며 인건비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영상 제작에 직접 참여한 인원은 3명이지만 전체 팀 규모는 약 20명”이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의 팀은 영화, 단편드라마, AI 디지털 휴먼, AI 영상 제작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가 공개한 AI 영상 제작 가격에 따르면 상업 영상은 초당 100~500위안, 애니메이션 영상은 초당 100~1000위안, 영화형 영상은 초당 100~300위안 수준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CG 모델링 제작의 경우 초당 300~1000위안으로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영화형 영상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소 분당 약 6000위안 수준의 제작비가 필요한 셈이다.
이종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