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중국에 굴복’ 이후 NYT, FT 보도 경쟁
중국의 최고 부호 왕젠린(王健林·59) 완다(萬達) 그룹 회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친척과 유착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둬웨이(多維) 등 중화권 매체들은 12일 일제히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 중국 고위층의 친척과 유착해온 재계 유명 인사는 왕젠린 회장이라고 보도했다.
완다 그룹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고 FT도 왕 회장과 고위층 간의 유착 관계를 확인할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체들은 고위층의 신분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블룸버그 뉴스가 작년 7월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일가의 거액 축재 의혹을 폭로하면서 시 주석의 매부 덩자구이(鄧家貴)가 2009년 당시 완다 그룹의 지분 0.8%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점에 주목했다. 왕 회장의 정치적 배경이 시 주석 친척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왕 회장과 시 주석 친척간의 유착설은 미국과 영국의 유수 언론들 간의 치열한 보도 경쟁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첫 포문을 연 것은 뉴욕타임스(NYT)이다. NYT는 지난 9일 블룸버그가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해 보도하지 않아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있던 블룸버그 기자 4명이 중국 정부 고위층의 가족과 재계 유명인사 사이의 유착관계를 다룬 기사를 취재·작성하던 과정에서 매튜 윈클러 편집국장이 전화를 걸어와 해당 내용을 더 취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어 FT는 문제의 재계 인사가 왕젠린 회장이라고 보도하면서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에 맞설 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작년 7월 시 주석 일가의 거액 축재설을 보도한 이후 중국 정부로 부터 각종 압력을 받았고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익 감소를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위협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블룸버그의 ‘내부 검열 사태’가 중국 최고 부호와 최고 지도자 가족 간의 정경유착설로 번지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인물인 왕 회장은 이미 지난 9월 정경유착으로 축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중국의 성장, 부성장 등 지방 고위직 공무원들과 은행 고위 임원, 그리고 유력기업인들 간의 대규모 정경유착 부패 사건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면서 왕젠린 회장이 이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젠린 회장은 최근 후룬(胡潤) 연구소 조사에서 1천350억위안(약 23조9천600억원)의 개인 재산을 보유해 중국인 최고 부자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