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 사무국 유치를 이렇게 비유했다.
GCF는 2010년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당사국 총회에서 설립이 승인된 신생 국제기구다. 기금 규모는 2020년에 연간 1000억 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향후 기후변화 분야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GCF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국제금융기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기구 유치는 오랫동안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과제였다. 각종 국제회의와 행사로 인한 컨벤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울 만했기 때문이다. 여태껏 한국이 유치한 국제기구는 총 32개이지만 대부분이 소규모의 지역센터 정도였다.
GCF는 20일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차 이사회에서 이사국 24개국의 투표를 통해 사무국 유치 도시를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결정했다.
인천은 독일 본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본은 GCF 임시 사무국뿐 아니라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사무국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지어 송도 유치가 결정되는 순간 “쿠데타가 발생했다”고 한 유럽 대표가 귀띔했을 정도다.
한국이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유치전에 나서겠다고 밝힐 때만 해도 “가능성이 있겠느냐”란 말을 들었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조차 “유럽세가 강해 한국의 유치 가능성은 기껏해야 30%”라고 말할 정도로 정부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역전 드라마가 연출된 데는 이명박 대통령과 기획재정부·외교통상부·환경부 등 정부 부처가 총력전을 벌인 덕분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한국이 지구촌의 화두로 부상한 기후변화 및 녹색성장 분야에서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은 GCF가 서울에 들어설 또 다른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이미 들어선 녹색기술센터(GTC)와 함께 이른바 ‘그린 트라이앵글’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