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항과 철도역 등에서 압수된 보조배터리가 현재 중고시장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중국민용항공국은 지난 6월 28일부터 3C 인증이 없는 보조배터리는 국내선 항공기에 반입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시행했다. 3C 표식이 흐릿한 제품도 해당된다.
새 규정 시행 첫날인 28일, 항저우 공항에서는 3,496개의 보조배터리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다른 지역 공항들에서도 하루 평균 3,000개 이상의 보조배터리가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에서 임시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보조배터리는 대량 폐기되고 있으며, 수령 기한이 지난 제품들은 골칫거리로 남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표 중고거래 사이트 셴위(闲鱼)에서는 수상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일부 판매자들이 ‘공항 제품’, ‘철도 제품’이라는 문구와 함께 보조배터리를 대량 판매하고 있었고, 상품 이미지에는 빼곡하게 진열된 보조배터리 사진을 첨부했다. 일부는 “전설의 공항·기차역 제품”이라며, 제품에 일련번호 스티커가 붙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들은 일종의 ‘랜덤박스’ 형태로 판매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가 임의로 발송한 제품을 받는 방식이라 품질은 ‘운’에 맡겨야 한다. 한 판매자는 “공항에 도착한 뒤 승객들의 보조배터리 중 80%가 압수되고 있다”며 “압수된 보조배터리는 톤 단위로 거래되고, 일부는 아프리카,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된다”고 밝혔다.
10,000밀리암페어 용량의 보조배터리는 약 18위안(약 3407원)에 판매되며, 심지어 무료 배송까지 제공된다. 도매가는 개당 10위안(약 1900원), 1근(500g) 단위로 판매할 경우 7위안(약 1325원)에 불과하다.
다만 이러한 ‘공항 압수품’의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조배터리에 대한 3C 인증 의무화는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됐기 때문에, 이전 출시된 구형 제품 중에는 인증 표시가 없더라도 비교적 안전한 제품도 있다. 하지만 다수 판매자들이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해, 재고로 쌓인 위조·불량 제품에 ‘공항 압수품’ 라벨을 붙여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는 하자 있는 제품을 수거해 외부 포장만 바꿔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제품은 표기된 용량이 실제보다 훨씬 적고, 배터리 셀 품질도 낮아 과열이나 폭발 등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