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 가격이면 1선 도시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말하곤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한 대 가격으로 성능 좋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집에 들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18일 베이완재선(北晚在线)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세계인터넷대회 우전정상회의(乌镇峰会)에서 다양한 로봇 기업들이 신기술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 7일,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올해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중국 로봇 업체들은 앞다퉈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을 대폭 낮춘 모델을 공개했다.
가속진화(加速进化)에서 출시한 입문용 개발 플랫폼 북스터(Booster) K1은 한정판 2만 9900위안, 우슈테크(宇树科技)의 유니트리(Unitree) R1 AIR의 판매가도 2만 9900위안으로 낮췄다. 송옌파워(松延动力)의 ‘샤오부미(小布米)의 판매가는 더 낮은 9998위안에 선보였다.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 가격이 집 한 채와 맞먹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가격에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저가 전략’이 아니라, 중국 제조업의 산업 혁신이 만들어낸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의 떨어지는 반면 성능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히 춤추거나 뛰는 정도의 기능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교육, 경진대회, 전시, 개발 플랫폼 등 훨씬 넓은 영역을 소화한다. 가령, 샤오부미는 블록 기반 그래픽 프로그래밍 지원, 교육용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북스터 K1은 교육, 연구, 경연 등 다양한 개발 생태계를 구정한다.
가격 하락의 핵심 배경은 기술 혁신과 고도화된 중국 공급망에 있다.
송옌파워의 창업자 장저위안(姜哲源 )은 “만 위안대 가격을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핵심 부품의 자체 개발 비중 확대, 소재·구조 혁신, 그리고 중국 내 공급망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산업계는 감속기, 서버 시스템, 지능형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빠르게 높이며 기술적 돌파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3분기 중국의 생산량을 살펴보면, 산업용 로봇은 59만 5000대, 서비스 로봇은 1350만 세트를 돌파했다. 이미 2024년 전체 생산량을 넘어선 수치다.
이 같은 기술 발전과 산업 협업 구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전기차 산업이 걸어온 성장 곡선을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낳는다.
하지만 기업들의 목표는 ‘가격 인하’가 아니라, 누가 먼저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하느냐가 미래 시장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가속진화의 청하오(程昊) CEO는 “시장에는 2차 개발이 가능한 휴머노이르 로봇 플랫폼이 부족하다”면서 “더 많은 개발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자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응용 사례가 더 빨리 나오고, 이에 따라 생태계가 강해지면서 기업의 ‘해자(護城河, 방어막)’가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생성형 AI의 발전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빠르게 융합되고 있다. 베이징 AI 연구기관 즈위안(智源) 연구소가 공개한 멀티모달 모델 Emu3.5는 로봇이 기존의 ‘사전 정의된 행동’에서 벗어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적응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즉, 로봇의 ‘두뇌’가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사람과 거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는 생체 모방 로봇이 등장했다. 일부는 ‘피부 옷을 입은 사람’(皮套人)으로 오해받을 정도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현장에서 다리 구조를 직접 공개하는 장면도 연출될 만큼 기술이 정교해졌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동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100종 이상의 신규 로봇이 출시됐고, 구동·지능형 로봇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757% 증가했다.
로봇이 가전·자동차처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소비재가 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