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 후 다리 통증과 절뚝거림, 무엇을 봐야 하나
독감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 진료실 풍경도 달라진다. 고열과 기침 환자는 줄지만, 회복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새로운 증상으로 다시 내원한다. 그중 하나가 갑작스러운 다리 통증과 절뚝거림이다. 열은 이미 내렸고 전반적인 컨디션도 나쁘지 않은데, 아이가 발끝으로 걷거나 한쪽 다리를 제대로 딛지 못하면 보호자는 당황한다. “독감이 다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답은 가능하다. 다만 대부분은 감염 이후 면역 반응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대표적인 원인 두 가지
독감 이후 소아에서 나타나는 하지 통증과 보행 이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소아 급성 양성 근염, 다른 하나는 일시적 고관절 활막염이다. 두 질환 모두 바이러스 감염 이후 면역 반응 과정에서 근육이나 관절 주변 조직에 일시적 염증이 생기며 발생한다. 독감뿐 아니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소아 급성 양성 근염은 주로 5~9세에서 발생한다. 독감 증상이 호전되는 시점에 갑자기 종아리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양측 종아리에 압통이 뚜렷하고, 발목을 위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아이들은 발끝으로 걷거나 무릎을 약간 굽힌 채 보행한다. 보호자 눈에는 ‘펭귄처럼’ 걷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키나아제(CK)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3~10일 내 자연 회복된다.
사타구니·허벅지 통증을 호소할 때
일시적 고관절 활막염은 주로 3~8세에서 발생하며, 대개 한쪽 고관절에 나타난다. 아이는 통증이 있는 쪽 다리에 체중을 싣지 못해 절뚝거린다. 허벅지나 무릎 통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진찰 시 고관절 운동 범위가 감소해 있고, 초음파에서 소량의 관절액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대부분 1~2주 이내 회복되는 자가 제한적 질환이다.
경과 관찰이 가능한 경우와 위험 신호
두 질환은 공통적으로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 고열은 없거나 38℃ 이하이며, 관절에 뚜렷한 붓기나 열감도 없다. 이런 양상이라면 휴식과 관찰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 39℃ 이상의 고열이 지속될 때
• 관절이나 사지에 뚜렷한 붓기·열감이 있을 때
• 여러 관절 또는 전신에 심한 통증이 동반될 때
•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 소변 색이 갈색이나 콜라색으로 변할 때
• 아이가 처지고 접촉을 극도로 거부할 때
핵심은 ‘전반적인 상태’다
독감 이후 나타나는 다리 통증과 절뚝거림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실제로 적절한 평가 후 경과를 지켜보면 1~2주 내 정상 보행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경우를 단순한 후유 현상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판단의 기준은 통증 자체가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와 동반 증상이다. 독감은 지나갔지만 회복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이가 절뚝거릴 때 필요한 것은 과도한 불안이 아니라, 침착한 관찰과 정확한 판단이다.

파크웨이 구베이클리닉 Branny Jiang 소아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