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메이퇀 드론 배송 서비스 설명 페이지]

[사진= 상하이 황싱공원 내 드론 배송 픽업함]
2010년 한국 최초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통’과 ‘배달의 민족’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의 정도는 한층 더 확대됐다. 기존에도 짜장면과 치킨 등을 배달해 주는 전화 배달 서비스가 있었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그 범위를 대폭 늘리면서 기존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이스크림 등 저온 유지 식품과 구운 삼겹살 등이 배달되는 하나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초기 배달 산업이 “무엇을 배달할 수 있는가?”의 한계를 깨는 데 집중했다면, 오늘날의 배달 산업은 “어떻게, 어디까지 배달할 수 있는가?”라는 수단과 공간의 한계를 허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바로 메이퇀의 드론 배송 서비스(美团无人机外卖)이다.
상하이 내 시범 구역과 서비스 이용 방법
중국의 배달 산업의 선두 주자 메이퇀에서 개시한 드론 배송 서비스는 2022년 말 진산구(金山区)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하여 현재는 푸단대학교 한단캠퍼스 동쪽 학생 기숙사(东区宿舍), 황싱공원(黄兴公园), 메이퇀 인터커넥티드 원더(美团互联宝地无人机空投柜) 총 3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시범 구역을 늘렸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메이퇀 앱에서 “메이퇀드론(美团无人机)”을 검색해 가장 가까운 ‘드론 픽업함(空投柜)를 선택한 후, 정해진 범주 안에 있는 식음료를 선택하여 주문하면 된다. 배송비는 보통 주문한 음식점의 거리, 적재 중량 등에 따라 다르게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5~10위안(한화로 약 1,000~2,200원) 이내이다. 몇 가지 제한 사항도 있다. 드론이 적재할 수 있는 중량에는 한계가 있어서 원하는 수량만큼 담을 수 없고, 식음료의 범위 또한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픽업함은 한 번에 하나의 드론만 착륙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주문한 사람이 많을 경우 일반 배달 기사보다 배송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사진= 드론이 픽업함에 물품을 내려놓는 모습]

[사진= 드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
이렇게 주문을 완료하고 나면, 애플리케이션 내 지도상에서 실시간 드론의 위치와 음식점에서 픽업함까지 날아오는 경로를 볼 수 있다. 픽업함에 드론이 착륙하면, 화면에 떠 있는 비밀번호 입력 칸에 주문자의 휴대폰 번호 뒤 네 자리를 입력하고 물품을 수령하면 끝이다.
드론 와이마이, 생각처럼 편할까?
직접 체험한 드론 배송은 생각보다 훨씬 직관적이었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이용자들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능숙하게 수령할 수 있을 만큼 시스템의 진입 장벽이 낮았다. 하지만 조작의 편의성과는 별개로, 이 서비스가 과연 “소비자에게 더 편리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산간 오지나 물류 취약 지역의 구호 목적이 아닌, ‘도심 속 상용화’를 논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물론 드론은 시공간의 제약을 허물고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직 ‘속도’에만 집중한다면, 배달 산업의 핵심인 ‘도어투도어(Door-to-door)’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소비자가 기꺼이 배달비를 지불하는 이유는 단순히 음식을 받는 것을 넘어, 자신의 ‘시간과 편리함’을 구매하기 위함이다.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약속된 시간에 내 집 문 앞까지 물건이 도착한다는 사실이야말로 배달 서비스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다.
하지만 드론 배송이 상용화될 도심의 현실은 다르다. 아파트 등 일반적인 주거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밖으로 나가 지정된 구역에서 물품을 수령해야만 한다. 심지어 점심이나 저녁때처럼 주문이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는 픽업함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마저 감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돈을 지불하고 얻고자 했던 귀중한 시간과 편의를, 역설적이게도 주문한 음식을 받기 위해 고스란히 반납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나아가, 드론의 비중 확대가 불러올 일자리 대체와 감소 또한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 중국 내 배달 기사 수는 무려 1,200만 명에 달한다. 부업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로 종사하는 인구를 차치하더라도, 땀 흘린 만큼 정직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던 거대한 고용 생태계가 드론으로 대체된다면 어떨까.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될 이 막대한 인력을 단기간에 흡수할 대안적 일자리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사진= 황싱공원에 설치된 드론 와이마이 픽업함]
결국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도심 속 드론 배송은 단순한 체험용 서비스에 머물 수밖에 없다. 드론 배송이 도심에서 실질적인 상용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면 대체’가 아닌 ‘최적화된 분업’ 등과 같이 기존 시스템과 공생할 수 있는 대안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한다. 무겁고 부피가 큰 식사류나 식재료는 기존처럼 배달 기사가 문 앞까지 배달하여 소비자의 편의를 돕고, 가벼운 디저트나 속도가 생명인 응급 의약품 등은 드론이 전담하는 식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필수적이다. 소비자의 편의를 보장하는 동시에 배달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까지 보호할 수 있다면, 중국 배달 산업은 맹목적인 기술 진보를 넘어 모두가 편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_ 학생기자 임준섭(저장대 국제무역학과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