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와 유채꽃이 피고, 벚꽃이 하늘을 가득 채우는 상하이의 봄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긴 겨울을 지나 마주한 햇살은 유난히 따스하고, 바람은 부드럽다. 계절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마음 속이 봄빛으로 채워지고, 작은 기쁨이 살며시 다가온다. 나는 사계절 가운데 봄을 가장 사랑한다. 어쩌면 봄은 마음을 새롭게 열고, 다시 시작할 힘을 조용히 건네는 계절일지도 모른다.
상큼한 봄날, 꽃구경을 하지 않는 건 어쩐지 반칙처럼 느껴진다. 나는 친구들과 벚꽃 구경에 나섰다. 목적지는 상하이 푸동 문화공원과 그 안의 W Coffee SH GardenBistro.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공기는 이미 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발걸음은 자연스레 가벼워졌다. 사람들의 표정도 느슨해지고,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카페 옆으로 길게 흐느러진 하얀 벚꽃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동시에 감탄했다.
“와, 진짜 예쁘다!”
가지마다 촘촘히 매달린 꽃들은 구름처럼 햇살을 머금고 있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잎이 흩날려 어깨 위에 내려앉고, 그 순간 도시 소음도 잠시 사라졌다. 벚꽃 아래에 서자 마자 우리는 분주해졌다.
“야, 여기 서 봐! 햇빛 완전 좋다!”
“아니야, 꽃이랑 같이 나와야지. 이쪽으로 와봐!”
한 사람이 자리를 잡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각도를 잡고 몇 장씩 찍은 뒤 달려와 확인한다.
“잠깐, 이건 좀 별로야. 다시 찍자!”
“왜? 나 괜찮은데?”
“표정이 어색해! 좀 더 웃어봐!”
서로 포즈를 잡다 보면 웃음이 터지고,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조차 자연스럽게 사진 속에 담긴다. 셔터가 오가며 긴장은 풀리고, 우리는 그 순간을 오롯이 즐겼다. 나이를 잠시 내려놓고, 계절 속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기분이다. 꽃놀이의 정석은 도시락이지만, 그 여운을 안고 우리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통유리 너머 봄이 그림처럼 펼쳐진 자리, 웃고 떠들며 맞이한 식사 시간은 또 하나의 봄 장면이 되었다. 창가에 앉아 바라본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고,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 만으로 마음이 즐거웠다.
매콤한 태국식 스파게티는 입맛을 깨우고, 고소한 마요네즈를 품은 프렌치프라이는 자꾸만 손이 갔다. 딸기무화과 수플레 팬케이크는 포크를 넣자마자 사르르 내려앉으며 달콤함이 퍼졌다. 맛과 함께 마음도 느긋해지고, 웃음도 한층 쉽게 터져 나왔다.
“왜 이렇게 맛있어?”
“오늘이 좋아서 다 맛있는 거지.”
맞는 말이다. 기분이 좋으면 세상도 조금 더 다정하게 느껴진다. 평소라면 지나쳤을 장면도 특별해지고, 사소한 대화마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벚꽃이 천천히 흩날리고 있다. 햇살을 머금은 꽃잎이 바람을 따라 흘러가고, 우리의 시간도 잔잔히 이어진다. 싱그러운 봄은 조용히 마음 속에 내려앉아 웃음을 더한다. 그날의 공기와 온기, 그리고 웃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계절은 지나가겠지만, 그때의 우리는 오래, 아주 오래 마음속에 머물 것만 같다.
상하이 린(1660323640@qq.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