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5월 18일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날이다. 이 민주화 운동은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의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 시민들이 저항권을 행사한 역사적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을 향한 무력 진압이 이루어지며 수많은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다.
5·18은 죽음 앞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광주 시민들의 신념과 의지를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이는 오직 광주만의 지역 사건으로 남지 않고, 오늘날 우리에게 국가 권력과 시민의 권리는 무엇이며, 그에 따른 민주주의의 가치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마다 5월 18일을 보내는 방식은 다르지만, 2026년의 이날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되새길 수 있는 5·18을 배경으로 한 여러 문학 작품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1980년 5월 이후 많은 시인들이 지은 3,000여 편의 창작된 시들 가운데 선별된 200편 내외의 작품이 수록된 ‘5월문학총서’를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5월문학총서』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당시의 아픔과 기억을 담은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모아 놓은 시리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우리 역사를 타지에서도 문학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
학생기자로서 느끼기에, 요즘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은 시를 어렵게 느끼고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시는 짧은 언어로 깊은 감정을 전달하며, 역사적 사건을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매체이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시’라는 문학을 접했으면 한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5월문학총서’에 수록된 대표적인 시 두 편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학살 1」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김남주 시인의 「학살 1」이다. ‘1’이 붙은 이유는 「학살 2」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으로, 두 작품 모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참혹함을 직설적인 언어로 드러낸다. 김남주 시인은 현실 참여적 시를 통해 억압된 시대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대표적인 저항 시인으로, 그의 작품에는 분노와 슬픔, 그리고 저항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특히 이 시의 후반부에서는 도시 전체의 참상을 드러내는 비유가 등장한다. 다음은 「학살 1」의 일부분이다.
‘벌집’, ‘용암’, ‘피의 강’과 같은 표현은 광주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상처 입은 존재처럼 고통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며, 독자로 하여금 그날의 비극을 더욱 생생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다음으로는 김준태 시인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이다. 이 작품은 5.18을 대표하는 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광주를 ‘십자가’에 비유함으로써 희생과 고통의 의미를 강조한다. 이 시는 상당한 길이를 가지고 있는데, 덕분에 단순한 묘사를 넘어 광주가 지닌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나타낸다.
이러한 특징은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잘 드러난다. 다음은 해당 시의 일부이다.

이 구절은 광주를 고통과 희생을 온몸으로 짊어진 존재로 형상화한다. 특히 ‘십자가’와 ‘골고다’라는 종교적인 표현을 통해, 당시의 비극을 더욱 비장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전달한다.
이처럼 살펴본 ‘5월문학총서’에는 많은 좋은 문학 작품들이 담겨 있다. 시뿐만 아니라 소설, 희곡, 평론 등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이 당시의 시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묵념, 5분 27초」
비록 『5월문학총서』에 포함된 작품은 아니지만, 5·18을 공부하며 인상 깊었던 시 한 편을 덧붙이고자 한다. 황지우 시인의 「묵념, 5분 27초」라는 시인데, 5·18 민주화운동에서 전남도청이 유혈 진압된 날인 5월 27일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시는 특이하게도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은 「묵념, 5분 27초」의 전문이다.

이 한 문장 그 자체로 ‘침묵’을 형상화한다. 긴 서술 대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간 자체를 통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방식은 오히려 더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앞서 소개한 긴 시인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와 대비되는 시이다.
글을 마치며, 5·18을 공부하며 상하이는 5·18 민주화 운동과 완전히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상하이는 과거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5·18 민주화 운동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소는 다르지만, 자유와 권리를 향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것 같다.
올해 5월 18일, 잠시 시간을 내어 시를 통해 그날을 기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짧은 한 편의 시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
학생기자 이채원(상해중학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