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온 대한민국 국민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해주었다. 하지만 작년 노벨상에는 한강작가 외에도 다른 한국인의 공로가 있었다. 바로 노벨 화학상 수상 연구에 큰 기여를 한 논문의 제1저자, 서울대학교의 백민경 교수이다.
작년의 노벨 화학상은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와 수석연구원 존 M. 점퍼가 공동 수상하였다. 이들은 모두 컴퓨터와 인공지능기술을 사용해 우리 인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단위 중 하나인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단백질을 설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중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의 수상에는 그가 2021년 발표한 단백질 구조 해독 프로그램 ‘로제타 폴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란 작은 입자가 연결된 뒤, 그 구조가 접히거나 다른 구조와 결합하는 식으로 변형을 거쳐 최종적인 입체 구조를 형성하며 실제 기능을 한다. 이때 아미노산의 연결 서열을 알아내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것 만으로는 이 단백질의 특성과 용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단백질구조들이 어떻게 결합하고 얽히는지에 따라 그 최종 모양과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알아낸다면 우리 몸 속에서 이 단백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고, 또 단백질로 인한 병의 치료방법 등을 알아낼 수도 있다.
로제타 폴드는 이 어렵다고 평가받던 단백질 구조 예측을 빠르고, 또 정확하게 해내였다. 본래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던 걸 수분에서 수 시간안에 해내고, 실험으로 밝혀낸 단백질 구조의 해독에서도 90%가량 일치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그 가치를 입증해냈다. 또한 매년 개최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에서도 80%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이 연구는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서 그해 최고의 연구성과로 꼽히기도 했다. 의학적인 분야에서 인류가 수십년간 풀지 못한 난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한 로제타폴드의 소스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어느 과학자든 자유롭게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단백질 연구는 점점 박차를 가할 것이고 학계의 더욱 큰 성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백민경 교수는 베이커 교수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며 이 로제타 폴드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었다. 비록 베이커 교수의 직접적인 수상이유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한 것이지만, 그 업적을 이루기 위해 기초를 다진 건 로제타 폴드이다. 노벨상 협회에서도 수상자 참고문헌으로 배포한 로제타 폴드 논문에는 백 교수가 제1저자로 등재되어 있다. 논문의 제1저자는 연구를 가장 주도적으로 수행한 사람으로, 논문의 저자명단 중 가장 앞에 이름이 놓이게 된다.
현재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백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계산 생물학이라는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연구실에서도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융합적인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백 교수의 업적은 한국 과학계에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고, 단백질 연구와 인공지능 기술 융합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과학기술 또한 관련된 분야에서 잘 뻗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학생기자 장준희(상해중학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