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영화국이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영화 수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일 재련사(财联社)에 따르면, 국가영화국은 10일 밤 “미국 정부의 지나친 대중국 관세 부과 행위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중국 국내 관객의 호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원칙을 준수하고 관객의 선택을 존중하여 미국 영화의 수입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주가는 한때 11% 이상 급락했다.
10일 기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합계 관세율은 상호 관세 125%에 20%의 펜타닐 관세를 더한 145%에 달한다.
국가영화국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으로 언제나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견지해 왔다”면서 “앞으로 세계 더 많은 나라의 우수한 영화를 들여와 시장 수요를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猫眼)에 따르면, 중국 본토 지역의 지난해 박스오피스는 59억 1700만 달러로 북미 지역(86억 25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북미 지역이 30.9%, 중국 본토가 21.2%로 나머지 국가 및 지역과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최근 중국 영화 시장 규모는 확대되는 한편, 국산 영화의 강세로 미국 영화 수입은 줄어드는 추세다. 퉈푸(拓普)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미국 수입 영화 수는 각각 63편, 52편이었으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25편, 20편, 27편에 그치다 2023년, 2024년 각각 40편, 36편으로 소폭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 할리우드 영화 수익도 크게 줄었다. 2018~2019년 미국 영화의 중국 박스오피스 수익은 199억 위안으로 전체 수입 영화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나, 지난 2년간 해당 수익은 60억 위안에 그쳤고 수입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 연간 박스오피스에서 미국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2019년(31%)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지난 3년간 연간 박스오피스에서 중국 국산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순서대로 84.8%, 83.8%, 78.7%로 사실상 지배적인 위치를 점했다.
현지 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 국산 영화에 새로운 발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미국 영화 수입이 줄어들면 중국 국산 영화에 더 넓은 시장과 더 많은 상영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