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동중국해 조어도 해상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충돌한 중국 어선을 일본 정부가 나포했을 때 중국은 극도로 흥분했다. 중국 외교부는 사건 발생 후 6일간 4차례나 주중 일본대사를 소환했다. 한밤중에도 불러내 “일본이 정세를 오판하지 말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9월말 유엔 총회에서 예정됐던 중·일 정상회담은 물론 일본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제의한 고위급 대화도 거부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필요한 강제적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일본과의 대화는커녕 일본 주요 수출품에 꼭 들어가는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며 일본을 압박했다.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풀어준 뒤에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행동은 영토 주권과 중국 공민의 인신 권리를 엄중하게 침해했다”며 “중국은 사죄와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2년부터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조어도 문제에 대해선 엄청난 ‘열정’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연평도에 포격을 맞아 민간인까지 사망한 한국을 향해선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11월 28일에는 북한이 원하는 대로 “6자회담을 하자”고 나섰다. 중국 외교의 최고위 당국자인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지만 우리 민간인 희생은 물론 북한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반도 안정과 대화만 주문했다. 자국민이 잡혀간 일에는 펄펄 뛰며 대화도 없다고 하더니, 한국 국민이 한국 영토에서 적의 포탄을 맞아 사망한 사건에는 냉정을 찾아 대화하라는 모양새다. 중국은 불과 석 달 전 조어도 분쟁때 자신들이 했던 말과 행동을 모두 잊어버린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