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태양광 산업의 선구자로 불렸던 우시상더(无锡尚德, SUNTECH)가 12년 만에 또다시 파산 위기에 처했다.
17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장쑤성 우시시 신우구 법원은 우시상더에 대한 예비 구조조정을 결정했으며, 채권자들은 오는 7월 16일까지 관리자 측에 채권을 신고해야 한다.
우시상더는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경영 악화로 인해 현재 도래한 채무 변제 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태양광 업계의 선도 기업으로서 인지도와 시장 신뢰도가 높고, 이미 투자 의향을 밝힌 투자자도 있어 예비 구조조정의 가치와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 외 구조조정이 성공할 경우, 이를 조건으로 법원 내 구조조정 절차로 전환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상더는 태양광 셀 및 모듈의 연구·개발·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대표 태양광 기업이다. ‘중국 태양광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정롱(施正荣)이 창업한 회사로 유명하다. 2001년, 우시 지역 국유기업 8곳이 600만 달러(약 82억 4700만 원)를 출자해 스정롱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고, 이듬해 첫 번째 생산라인이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 추진되고 있었고, 중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우시상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세계 5대 태양광 기업에 진입했고, 150MW 태양광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세계 4대 태양광 배터리 생산기지로 꼽히기도 했다. 같은 해, 중국 민영 태양광 기업 최초로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우시상더의 성공에 힘입어, 2006년 스정롱은 23억 달러의 자산으로 포브스 선정 중국 신흥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2010년, 태양광 모듈 출하량 1.5GW를 기록하며 미국 퍼스트솔라(First Solar)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동시에 각종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과 EU의 ‘반덤핑·반보조금’ 제재, 중국 내 보조금 축소가 겹치면서 우시상더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설립자 스정롱이 집중 투자한 박막형 태양광 기술의 실패도 위기를 심화시켰고, 결국 막대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2013년 장쑤 순펑광전과기회사가 30억 위안을 투자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며 한때 세계 태양광 모듈 출하량 상위 10위권에 다시 올랐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고 선두 기업들이 기술·비용·자금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우시상더는 점점 도태되었다. 각종 소송과 경영진 교체도 잦아지며 불안정성이 이어졌다.
2023년 새 경영진이 들어서며 2026년 모듈 판매 업계 8위, 2028년 6위권 진입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우시상더는 다시 파산이라는 벼랑 끝에 몰렸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