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중소기업 상생협력 포럼’ 개최

[사진=김남국 이랜드 총경리, 이준영 NH증권 상하이 수석대표, 고현승 대광경영 대표, 궁시잉 하이라이트 캐피탈 대표, 양쇼우촹 텐센트 창업원 총경리(사진 왼쪽부터)]
[사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주관으로 열린 ‘한중 중소기업 상생협력 포럼’]
한중 양국이 전략산업 전반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중소기업 간 실질적 협력 가능성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주관으로 열린 ‘한중 중소기업 상생협력 포럼’의 일환으로, 지난 16일 열린 전문가 패널 토의 세션에서는 산업 및 투자 분야의 한중 전문가들이 참여해, 양국 중소기업 간 협력의 장애 요인과 상생모델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나눴다.
이날 패널 토론의 사회를 맡은 고현승 대광경영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해 한중 간 기업 교류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2차 전지, 조선, AI, 바이오 등 전략산업 전반에서 경쟁은 격화되고 있으나, 한중은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무역 및 투자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포럼은 양국 중소기업이 경쟁을 넘어 협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상생 가능한 모델이 무엇인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김남국 총경리(이랜드):
“쌍방향 소통과 인재 연계가 협력의 관건”

이날 토론에서 이랜드 김남국 중국 총경리는 한중 간 민간 협력의 확대 가능성과 실질적인 협력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관련 민간 협회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식적으로는 ‘한국 기업 플랫폼’ 구축이라는 구호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막연한 의심이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관들 간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경리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중국의 기술 발전과 G2 영향력이 뚜렷한 현재에도, 과거 중국에서 우위를 경험했던 선배 창업가들이 여전히 당시의 기준으로 대접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에 다시 와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며, 이러한 인식의 간극이 협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 간 상호 위치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며, “‘일방향 전달’에서 벗어나 ‘쌍방향 이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5년을 기준으로 10년이 흐른 현재, 한중을 연결할 수 있는 인재 풀이 크게 줄었다”며 “한국에서 중국을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시도하려는 인재, 혹은 중국 내에서 한국을 이해하는 인재가 부족해지고 있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 이것이 현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준영 수석대표(NH증권 상하이):
“한중 산업 중복… 바이오분야 협력 긍정 평가”

투자 분야를 대표해 발언한 이준영 NH투자증권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는 한중 간 산업 구조의 유사성을 협력의 걸림돌로 지적하면서도, 바이오 분야에선 실질적 협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투자 분야에 대한 견해를 밝힌 이준영 NH투자증권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는 중국 내 제조업 경쟁력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한국 기업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또한 한중 간 산업 구조의 유사성을 협력의 걸림돌로 지적하면서도, 바이오 분야에선 실질적 협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의 판매는 여전히 주요 사업이지만, 과거 대규모로 생산을 진행했던 일부 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해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바이오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한국의 바이오텍 기업들이 신약을 개발해 중국 임상 진입을 위한 기술수출, 즉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했다”며, “각국이 독자적인 신약 승인 절차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제조업은 더 이상 타국이 따라잡을 수 없는 특이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며,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약 30년간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이제는 그 흐름이 반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바이오, AI 등 거의 모든 미래 전략 산업에서 한중 양국이 경쟁 관계에 있으며, 협력보다 경쟁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함께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정밀 가공 부품에서 과거에는 한국, 일본, 독일이 우위를 점했지만 지금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보틱스와 정밀 제조 분야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투자 여력이 부족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중 바이오 분야 협력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한국 상장사가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IP를 중국에 이전하고 중국 내 상장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궁시잉 대표(하이라이트 캐피탈):
“의료미용·뷰티, 한국 기업 경쟁력 여전… 적극 투자 검토 중”

중국 측 투자 전문가로 참여한 궁시잉 하이라이트 캐피탈 대표는 의료미용 및 화장품 산업을 유망 협력 분야로 지목했다.
의료미용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 분야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강력한 우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에도 한국의 관련 기업에 투자했고, 올해도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타깃으로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의료미용 뿐만 아니라 뷰티 산업 전반, 그리고 반도체 및 바이오 분야에도 여전히 투자할 만한 한국 기업들이 많다”며, “하이라이트 캐피탈은 이러한 분야에서 한중이 윈윈할 수 있는 협력 기회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궁 대표는 특히 “전문거래소에 상장된 의료미용 분야뿐 아니라 뷰티 산업 전반에서 한국 기업은 여전히 강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도 투자 타깃으로 보고 있다”며 한중 간 산업 협력 확대의 여지를 강조했다.
양쇼우촹 총경리(텐센트 창업원)
“신뢰 기반 없는 협력은 지속 어려워… 지금은 전환기”

양쇼우촹 텐센트 창업원 총경리는 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점차 잃어가고 있으며, 중국 기업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신뢰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수촨 텐센트 창업원 총경리는 한중 협력의 기반으로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점차 잃어가고 있으며, 중국 기업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신뢰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이 협력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한국 대통령이 말했듯, 신뢰가 없다면 복잡하고 다층적인 협력 구조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반도체와 생명공학, 소비자 의료와 대중 의료는 향후 협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하며, “한중 기업이 경쟁에서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략 산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 총경리는 앞으로 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반도체, 생명공학, 소비자 의료, 대중 의료를 꼽으며, “한중 기업이 경쟁에서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략 산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현승 대표(대광경영):
“해답은 아니지만, 방향을 나누는 시간”

토론을 마무리하며 고현승 대표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중국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오히려 협력의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신뢰 회복이 협력의 핵심 조건”임을 재차 강조했다.
고 대표는 “오늘 포럼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각 산업과 투자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중 양국 전문가들이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보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사진= ‘미중 관세전쟁이 가져올 나비효과’를 주제로 강연한 박승찬 용인대 교수]
이날 패널 토론 세미나에 앞서 박승찬 용인대 교수의 ‘미중 관세전쟁이 가져올 나비효과’ 강연과 민항구 상무위원회의 ‘민항구 외자기업 무역(상무) 정책 소개’가 진행됐다.
한편, 이번 행사는 상하이총영사관, 민항구 상무위원회, 민항구 우징전 인민정부, E-이노베이션밸리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민관 차원의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