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 세계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두 강대국의 힘겨루기에 사이에 낀 나라들은 눈치를 보며 실리를 계산하고, 한국 역시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의 신간 <차이나 퍼즐>은 이 치열한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을 모르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미·중 간 갈등이 단순히 일시적인 충돌이 아닌, 기술과 자본, 시장을 둘러싼 근본적인 패권 전쟁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실리 추구를 포기하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시장 없는 상인은 없다”고 강조한다.
책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상태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그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의 경제·산업 지형도에 대한 진단을 넘어 일본, 대만, 러시아 등 주변국의 사례까지 아우르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중국, 피할 수 없는 현실… 지피지기 전략이 필요하다
<차이나 퍼즐>의 핵심 메시지는 “극중(克中)하려면 지중(知中)하라”는 것이다. 즉, 중국을 상대하려면 먼저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웃 국가라고 해서 우리가 중국을 잘 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며, 지정학적 거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략적 인식의 거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중국의 위상을 단순히 ‘인구 대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군사력 등 여러 지표에서 중국은 이미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했고,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배경에도 바로 이 ‘2등의 부상에 대한 1등의 공포’가 있다고 진단한다.
책에서는 특히 한국의 ‘반도체 외교’를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의 외교 수명은 반도체와 함께 간다”고 단언하며, 기술 주권이 곧 외교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히 한쪽에 줄을 서는 외교가 아닌, 전략적 균형을 기반으로 한 ‘경쟁적 협력자(Competitive Partner)’로서 중국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제언이다.
현장을 꿰뚫는 인사이트, 복잡한 문제를 푸는 실용서
<차이나 퍼즐>은 총 8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현재’를 분석하고, ‘과거’를 되짚으며, ‘미래’를 예측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전병서 소장은 17년간 반도체·IT 분야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후, 20년 가까이 중국 경제와 산업을 연구해온 베테랑 전문가다. 그의 현장 경험과 통찰은 책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산업, 금융, 외교, 국방 등 다방면에 걸쳐 미·중 경쟁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로 풀어내며, 경제 입문자도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구성된 이 책은 복잡한 국제 질서를 명쾌하게 해석해준다. 특히 정부 정책 입안자나 기업 경영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시사점을 던진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오늘날, <차이나 퍼즐>은 단순한 시사서가 아니라, 한국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실용 지침서다.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글로벌 판도 속에서 한국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서점에서 이 책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손에 넣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