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소비재 업계에서 또 하나의 매각설이 조용히 현실화되고 있다.
16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최근 충칭시 시장감독국이 발표한 한 건의 지분 인수 공시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KKR이 새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V) ‘Dynamo 아시아 홀딩스 II 유한회사’를 통해 ‘원경국제유한회사(远景国际有限公司, 이하 원경회사)’의 85% 지분을 간접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원경회사는 2024년 케이맨 제도에 설립된 법인으로, 중국 내 자회사를 통해 주로 음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24년 중국 탄산음료 시장점유율은 5~10%로 집계됐다.
공시에서는 원경회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명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정황상 ‘따야오(大窑)’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탄산음료 시장에서 5~10%의 점유율을 가진 브랜드는 드물다. 계면신문이 2024년 국내 음료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당(有糖) 탄산음료 부문 상위 3개 브랜드는 코카콜라, 펩시, 그리고 따야오다. 결국 공시된 점유율과 가장 근접한 브랜드가 따야오라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월, 중국 탄산음료 브랜드 ‘다야오(大窑)’가 미국 사모펀드 KKR에 85%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업계에 퍼졌다.
한 식품 업계 전문 매체 ‘소식대(小食代)’에 따르면, 케이맨 제도의 기업 등록 정보상 원경회사의 이사 명단에 포함된 인물 ‘WANG, QINGDONG’은 따야오의 창업자 겸 회장 왕칭동(王庆东)의 영문명과 일치한다.
이와 함께 KKR이 인수한 지분율(85%) 역시 앞서 알려진 루머와 동일해, 이번 거래가 사실상 KKR의 따야오 인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따야오는 1980년대 내몽골에서 탄생한 지역 밀착형 탄산음료 브랜드다. 오랜 시간 지역 내 소비층에 머물러 있던 따야오는 2014년, 창업자 왕칭둥의 결단으로 전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대 중반 당시 유통 시장은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었고, 브랜드 인지도, 수익률, 회전율 면에서 불리했던 따야오는 식당 유통 채널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현재 따야오는 전국 2000개 이상의 유통 대리점, 100만 개 이상의 소매 판매망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85%는 식당에서 발생한다.
520ml 한 병 기준, 식당에서는 5~7위안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따야오 측도 ‘높은 가성비’를 브랜드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재 전국에 내몽골, 닝샤, 랴오닝, 지린, 안후이, 산시, 산둥 등 7곳의 핵심 생산기지를 구축한 상태다. 이 자체 생산 공장이 따야오가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KKR은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글로벌 투자사다. 벤처 데이터 플랫폼 CVSource 투중(投中)에 따르면, KKR은 중국에서 총 174건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누적 투자금은 약 7000억 위안에 달한다. 투자 분야는 정보서비스, 소프트웨어, 바이오의약, 제조업 등으로 다양하며, 식품회사로는 현대목업(现代牧业), 쩐주양조(珍酒酿酒)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투자 스타일도 2018년부터는 단순 지분투자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권 확보로 전환됐다.
한편 따야오 측은 KKR 인수와 관련된 질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2023년 10월 코카콜라, 2024년 8월 웨이웨이주식회사(维维股份)의 인수설에 대해 즉각적으로 부인했던 과거 대응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