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분야의 로봇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로봇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5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사흘간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 280개 팀, 500여 대의 로봇이 참가해 육상, 축구, 격투, 호텔 서비스 시뮬레이션 등 487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고 차이나데일리는 19일 전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7일, 조직위원회는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연맹(World Humanoid Robotics Games Federation) 설립을 공식 발표하며, 2차 대회를 2026년 8월 베이징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로봇들이 1500m 달리기에서 대학 선수와 맞먹는 속도로 질주하거나, 병마용(兵馬俑) 복장을 한 채 단체 군무를 선보이는 장면에 열광했다. 일부 로봇은 경기 도중 코스를 이탈하거나 심판과 부딪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 축구에서는 자책골을 넣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루카이치(楼凯琪) 감독은 병마용 퍼포먼스를 기획하며, 9대 로봇을 정밀 제어해 군무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교한 집단 제어 소프트웨어 덕분에 로봇들이 완벽한 리듬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며 로봇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로봇 연구의 성과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용화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BIGAI-유니트리(Unitree) 팀의 황쓰위안(黄思远)은 호텔 서비스 챌린지에 출전하며 “대회가 갖는 가장 큰 가치는 대중과의 소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율주행으로 짐을 나르고 쓰레기를 수거해 버리는 로봇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로봇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텔 청소 분야에서 로봇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로봇은 안전성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보장하며, 표준화된 서비스로 사람보다 더 안정적인 청소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베이징이 세계 로봇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이미 수십억 위안 규모의 투자 펀드와 혁신 센터, 산업 정책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 분야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베이징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단순한 로봇 축제에 그치지 않고, 기술 상용화의 시험장이자 글로벌 로봇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하영 기자
